지난해 전세계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에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1위를 기록하며 확고한 위치를 유지했다.
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TI는 지난해 아날로그 반도체 부분에서 매출 109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보다 6% 증가했다. 지난해 TI의 전체 매출인 145억달러에서 아날로그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지난해 TI의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의 시장 점유율은 19%로, 2위인 아나로그디바이스(ADI)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TI의 아날로그 반도체 매출이 상승한 요인은 12인치(300mm) 웨이퍼 팹으로 전환하면서 생산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TI의 아날로그 반도체의 절반은 12인치 웨이퍼로 제조됐다. TI 측은 "아날로그 IC를 12인치 웨이퍼에서 제조하면서 8인치(200mm) 웨이퍼 보다 패키지 부품 비용이 40% 감소됐다"고 밝혔다. 또 12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제조되고 패키징 및 테스트된 칩은 8인치 팹 보다 가격이 20% 저렴하다.
TI는 아날로그 IC용 12인치 팹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TI는 텍사스주에 위치한 기존 12인치 RFAB 공장 옆에 신규 12인치 팹을 건설 중이다. 신규 팹은 내년에 양산을 시작한다.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서 3위인 스카이웍스는 지난해 상위 10개 업체 중 가장 높은 매출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카이웍스의 매출은 39억7000만달러로 전년 보다 24%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7%다.
스카이웍스는 5G와 와이파이6 솔루션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실적 견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카이웍스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을 비롯해 삼성,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지난해 5G 스마트폰 출시를 확대한 덕분이다. 스카이웍스는 스마트폰용 프론트엔드모듈, 전력 증폭기, 와이파이 연결 모듈, 블루투스용 전력 IC 등 스마트폰용 제품을 주로 공급한다.
그 밖에 지난해 실적이 소폭 증가한 업체는 4위 인피니언으로 매출 38억2000만달러로 전년 보다 2% 증가했다. 인피니언은 지난해 자동차(매출 비중 41%)와 전력 및 센서 시스템(매출 비중 31%)의 매출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7위 맥심인터그레이티드는 매출 20억달러로 전년 보다 8% 증가했다.
이 외에 지난해 주요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2위인 ADI의 지난해 매출은 51억3200만달러로 전년 보다 1% 감소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온세미컨덕터, 마이크로칩 등은 지난해 각각 전년 보다 1%, 4%, 7% 감소를 기록했다. ST는 모션제어(모터 드라이버 IC), 자동화(지능형 전원 스위치), 에너지 관리 (전력선 통신 IC) 등에 주력한다.
지난해 상위 10개 아날로그 반도체 매출은 354억달러(39조471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아날로그 IC 매출인 570억달러(63조5550억원)에서 62%에 달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