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이하 만도헬라)가 경북 포항에서 자율주행 고도화 관련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만도헬라는 최근 포스코 등과 '비전 제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포항시에 '스마트 휠 센서와 영상정보를 활용한 도로 노면 감지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도로 노면 감지 시스템은 도로의 파손부터 결빙, 수막, 차선 훼손 등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정비가 필요한 구간을 검출하는 시스템이다. ▲도로 상태를 파악하는 '로드 센싱' ▲위치정보 및 영상데이터를 수집하는 'GPS·비전 카메라' ▲도로 정보를 수신·전송하는 '수신기'로 구성된다. 만도헬라는 타이어로 도로 상태를 파악하고, 수집된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스마트 휠 센서·안테나'를 공급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도로 노면 감지 시스템이 만도헬라가 자율주행 고도화를 위해 준비하는 'STMS(Smart Tire Monitoring Sensor)' 기술과 닮았다는 것이다.
STMS는 타이어 내부에 장착된 각종 센서로 공기압, 마모도, 노면상태 등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고도화를 위한 첨단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완일 만도헬라 전무는 "현재 자율주행 수준은 가장 앞선 테슬라와 BMW조차 레벨2(부분 자율주행) 정도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사고 발생의 대다수 원인은 센서 오동작 및 ADAS에 대한 과도한 의존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센싱 기술을 접목할 필요가 있고, 이런 필요에서 시작된 게 STMS"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만도헬라는 조만간 STMS 샘플을 만들어 평가에 나설 예정"이라며 "STMS는 하나의 제품이지만, 모든 탈것에 접목할 수 있고, 차량 정비부터 보험, 스마트시티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사업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도헬라의 이같은 행보는 올 하반기 예정돼 있는 신설법인 '만도 모빌리티 솔루션즈(MMS)' 출범과 관련이 깊다.
만도는 지난 6월 ADAS 사업부와 만도헬라를 물적 분할해 MMS를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만도헬라는 신설법인인 MMS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MMS가 공식 출범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업은 만도헬라가 아닌 MMS 관련 부서에서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만도는 이달 20일 임시 주주충회에서 MMS 설립을 위한 물적 분할안을 상정하고, 오는 9월 분할등기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만도가 MMS 설립 이후 만도헬라의 해외 거점인 중국, 인도의 로컬 완성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자율주행 관련 사업(ADAS)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투자 유치를 통해 상장에도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만도헬라가 중국 로컬 향(向) ADAS 매출을 확대한 바 있어 인도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며 "앞서 만도는 MMS의 매출 가이던스를 2025년 매출 2조원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영업상황이 좋아 출범 초기부터 흑자 영업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