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비중 올해 최대 37%까지 상승 전망
대만 미디어텍의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채택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 시장조사업체 디지타임스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AP 중 미디어텍 제품 비중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최대 3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모바일 AP는 CPU와 GPU, 메모리 등을 하나의 칩으로 만든 시스템 반도체다.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주요 생산업체로는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 미디어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디어텍의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5%, 3분기 31%, 4분기 32%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점유율은 35%에 달했다.
미디어텍 AP의 강점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성능은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성비' 전략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는 사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시장을 적극 공략한 샤오미·오포 등 중국 업체들은 삼성, 퀄컴 대신 미디어텍의 제품을 주로 선택해왔다. 특히 샤오미는 지난해 미디어텍의 모바일 AP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6370만대 출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23% 증가한 수치다.
디지타임스리서치는 삼성전자 역시 가성비를 내세운 미디어텍의 모바일 AP의 채택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에 따르면 미디어텍의 모바일 AP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8%밖에 되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16%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최대 3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퀄컴의 비중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타임스리서치 측은 "미디어텍의 4G 모바일 AP는 제조원가를 까다롭게 보는 삼성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이라며 "삼성전자가 중급 및 보급형 스마트폰에 외부 프로세서 채택을 늘리는 추세도 미디어텍 물량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와 저가형 M·F 시리즈 제품을 확대하면서 일부 제품에 미디어텍의 모바일 AP를 채택하고 있다. 올해 초 공개된 갤럭시A32의 경우 5G 모델은 '디멘시티 720', 4G 모델은 '헬리오 G80'으로 모두 미디어텍의 제품이 쓰였다.
가격에 민감한 인도 시장을 주로 공략하기 위해 출시를 준비 중인 갤럭시 M22에도 헬리오 G80이 탑재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F22, 갤럭시 A03s 등 다양한 제품에서 미디어텍의 모바일 AP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플래그십과 중저가 라인업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으로 점유율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아무래도 미디어텍에 눈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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