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원문>
인터뷰 진행 : 한주엽 디일렉 대표
출연: 양태훈 기자
-현대로템이라는 회사 매출 구조가 어떻게 됩니까?
“매출 구조는 철도·방산·플랜트가 있는데요. 철도가 주력사업이고 매출 비중이 53% 정도 됩니다.” *2020년 연간 기준 52% *2021년 상반기 기준 56%
-여기가 원래 현대 계열사였어요?
“네. 원래 현대 계열사가 맞고요. 1976년도에 철도사업에 진출합니다. 1999년에 외환위기 때 정부에서 ‘빅딜’을 하잖아요. 그때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의 철도 차량 부문을 통합을 해서 한국철도차량(KOROS, 로템 전신)을 만들고요. 현대차그룹에서 제대로 일을 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 그때부터 철도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차나 이런 걸 만드는 거죠?
“철도와 관련된 종합 토탈솔루션 업체라고 보시면 되고요.”
-지하철도 여기서 하고. KTX 이런 것도?
“맞습니다.”
-기차를 만드는 회사군요.
“철도 자체를 만드는 것도 있지만 철도 자체에 들어가는 부품도 하고요. 운영·유지보수·시스템 이런 것도 다 하고 있습니다.”
-근데 지금 최근에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게. “최근에 얘기가 나온다”라는 게 우리가 최근에 알아서인 거지만 ‘선발주’ 혹은 ‘제로 발주’ 이런 식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게 뭡니까?
“제로 발주는 말 그대로 ‘0원 발주’를 한다는 말이고요. 협력 업체들한테 부품을 받을 때 전자 시스템을 이용하잖아요. 그때 ‘0원’을 기입해서 일단 물건을 받고 이후 대금은 우리가 협의해서 주겠다. 이게 제로 발주입니다.”
-보통 그렇게 합니까?
“보통은 이렇게 하지 않는데요. 배경은 국내 철도 수주 구조가 ‘최저 낙찰제’ 구조거든요. 그래서 쉽게 얘기해서 가격을 싸게 부르면 이득을 보는 그런 구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대로템 자체가 하청업체를 통해서 수익성을 높여야 되는 상황이니까. 제로 발주를 관행처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제가 식당을 하고 있는데 배추도 사야 되고 무도 사야 되고 파도 사야 되는데. 배추 한 포기, 무 하나, 파 한 단, 예를 들어서 전체 가격을 1,000원이라고 써서 발주를 내야 되는데 가격은 안 쓰고 품목만 보낸다는 얘기인 거죠?
“맞습니다. 그러니까 본인들이 생각할 때 예를 들어서 식당을 얘기하셨으니까. ‘10만 원으로 우리가 식자재를 사겠다’라고 내부계획은 있는데. 저가 수주이고 수주를 했다고 해서 이게 제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예산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10만 원 정도만 쓰겠다. 근데 이제 제로 발주를 해서 이 협상을 해서 금액을 떨구는 방식으로 자기가 정한 금액으로 맞추는 거죠.”
-10만5000원이 된다거나 11만 원이 되면 안 되는 거니까.
“그래서 협력업체들에서 나오는 얘기가, 저희가 취재한 것도 그렇고. “1년 정도 대금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라고 그래요. 계속 협상을 해서 금액을 맞추는 거죠, 본인들의 원하는 금액을.”
-근데 최근에는 조금 기간이 줄어들긴 했다면서요?
“그래서 3개월~6개월이었다가 3개월로 줄어들었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발주를 내고 물건을 다 받고 기차를 만들고 있는데 받고 나서 3개월이나 혹은 6개월 뒤에 단가 협상을 하자라고 해서 정식 발주를 낸다라는 얘기인 거죠.
“그렇습니다.”
-지금 기차를 만드는 회사들이 현대로템 말고 또 있습니까?
“국내에 3개 회사가 있고요. 현대로템, 다원시스, 우진산전. 이렇게 3개가 있는데요. 근데 이제 재무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데. 다원시스와 우진산전은 매출이 2000억원 중반 정도 됩니다.”
-얼마 안 되네요. 현대로템이랑 비교했을 때.
“그렇죠. 현대로템하고 비교하면 얼마 안 되고요. 영업이익이 굉장히 차이가 큰데. 물론 지금 로템이 적자이기 때문에 문제이지만 작년에 현대로템이 연간으로 110억원 정도 적자를 냈거든요. 근데 이제 다원시스는 영업이익이 149억원 정도 됩니다. 우진산전은 70억원. 그러니까 차이가 꽤 크죠.”
-현대로템의 주요 1차 협력사, 제가 기사 써놓은 걸 보니까 한국화이바 이런 회사들이 경남지역에서 되게 오래된 기업들인데. 최근에 여기는 보니까 반도체 장비 부품을 하는 뉴파워프라즈마에 인수됐더라고요. 언제 인수가 된 겁니까?
“작년 12월에 인수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화이바는 상장회사 아니죠?
“비상장사입니다.”
-지금 주로 현대로템에서 거래하는 회사들 중에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 있습니까?
“현대로템과 거래하는 주요 업체들은 거의 비상장이고요.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거죠?
“제로 발주라는 관행도 좀 있는 것 같고요. 업계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이게 다수의 업체들한테 부품을 받아서 공급하는 업체이기도 하고, 사업환경 자체가 그렇기도 하고 최저 낙찰제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체급이 작은 기업들하고 해서 수익성을 올리는 것 같다”라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원청 자체가 수익성이 그렇게 좋지 않고 또 좀 된 얘기이긴 합니다만 “자꾸 이렇게 경쟁 입찰해서 가격이 많이 안 떨궈지면 중국 업체들도 우리가 입찰에 넣겠다”라고 전 서울시장께서도 한번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던 걸로 저는 얘기를 듣고 있고 보도도 나온 것 같은데. 그렇다 보니까 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낮아진 가격으로 수주를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발주 자체를 먼저 내놓고 금액에 끼워 맞추는 이런 것도 있는 거군요.
“그것도 있고요. 제가 가장 주력으로 봤던 건 사실은 2019년도에 현대로템이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합니다. 적자가 2800억원 정도 냈습니다. 철도 적자 규모가 2595억원이에요. 그러니까 철도에서 적자를 다 냈다는 얘기인데 아까 말씀드렸지만, 매출에 대다수가 철도에서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되게 심각한 상황인데.”
-아니 그게 왜 그런 거예요? 저가 수주해서 그런 거예요?
“네. 저가 수주 문제입니다.”
-공장을 놀리는 것보다는 저가로 수주해서 뭘 만들어 보겠다는 게 큰 건가요?
“네. 그리고 방산하고 플랜트 사업이 있는데. 방산은 영업이익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업이익이 약 800억원(796억원) 정도 그다음에 에코 플랜트 나머지 정도가 되는데. 아무리 저가 수주지만 주력 사업이 철도이기 때문에 철도를 버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가 수주를 안 할 수도 없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로 발주를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근데 저희가 얘기를 듣기로는 로템이랑 거래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오래되었고 이런 관행들에 대해서는, 최근에 많이 좋아진 거라고 하더라고요. 관행적으로 시스템적으로 ‘0원’이 발주가 뜨는 건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주요한 발주에 대해서는 ‘0원’으로 뜨는 것들이 많아서 “으레 그렇게 하는 거다”라고 생각하고 하는 기업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규모가 다들 작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협력업체 쪽을 취재하다 들었던 이런 얘기가 있는데요. 10명 내외 정도 되는 작은 기업들 같은 경우는 사실 협력사 협력업체 리스트에 들어가는 게 굉장히 큰.”
-그런 곳은 2차 협력사죠.
“리스트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미래에 우리 회사의 수익성이 보전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제로 발주가 관행처럼 이어져도 ‘울며 겨자먹기’처럼 안 할 수가 없다는 거죠.”
-또 연말이 되면 내부 감사도 해야 되고 이런 경우도 있고 하니까. 연말이 되면 바쁘다고 그래요. 발주 내놓은 거에 대해서 금액처리를 해야 되니까. 그게 이제 예를 들어서 “나는 100원에 사 와야 되는데 협력사는 120원을 받아야 됩니다”라고 하면 자꾸 실랑이를 하다 보면 또 시간이 가고 공장이 놀리게 되는 게 있으니까 좀 빨리 납기를 앞당기자. 가격에 대한 여러 가지가 복잡적으로 작용해서 제로 발주에 대한 것은 그쪽에서는 “당연하다”라고 인식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이게 공정위나 이런 쪽에서는 문제를 삼으면 삼을 수 있는 것들 아닙니까?
“엄밀히 말하면 하도급법 위반이고요. 그리고 제가 찾아본 결과 공정위에서 하청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으로 현대로템은 이미 제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미 받은 적이 있고 최근인 올해 6월에도 제로 발주와 관련된 건 아니지만 협력사들한테 기술 관련해서 문건을 달라고 그랬대요. 그걸 받았다고 공정위에 적발이 돼서 제재를 받은 적이 있고요.”
-최근입니까?
“최근입니다. 올해 6월에 있었던 일이고. 제가 경쟁사 쪽 취재를 해봤습니다. 이게 현대로템에 문제인 건지 아니면 국내 철도사업 자체의 관행인 건지 물어봤는데. 관행이라고 다들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 될 것 같은데. 또 다르게 들리는 얘기로는 1차 협력사인데 거래를 하다가 뭐 때문에 서로 사이가 틀어져서 법적인 송사로 이어지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선발주 혹은 제로 발주라고도 할 수 있고. 말하자면 선발주죠. 금액을 안 적어놓고 발주부터 내는 거니까. 선발주에 대해서 협박이라고 해야 될지 그런 거에 대해서 우리가 공정위에 신고를 하겠다고 하면 무마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더라고요. 이런 건 좀 고쳐져야 되겠네요.
“그래서 공정위 쪽에 저희가 취재한 내용을 문의를 넣어놨고요. 아쉽게도 지금 휴가 기간이라서 바로 즉답은 못 받았는데요. 관련된 후속 보도도 계속 할 계획입니다.”
-나중에 한번 또 나와주시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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