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산업통상자원부 전략 수출 품목에 선정됐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가 수주한 전기차(EV) 배터리 수주액(110조원)이 조선업(30조5000억원)이나 건설업(36조1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등 위상이 급격히 커진 덕분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월부터 장관에게 보고하는 수출 전략 품목에 배터리를 포함시켰다. 바이오도 함께 선정됐다. 최근 수출이 증가하면서 면밀히 상황을 지켜보자는 차원이다. 수출 전략 품목이 되면 장관이 직접 수출 현황을 챙긴다.
그동안 배터리는 13대 주력 수출 품목의 자동차부품에 포함해 관리했다. 라디에이터, 클러치, 변속레버, 배기관 등 자동차를 이루는 여러 부품 가운데 하나로 취급됐다. EV, 첨단 신소재, 로봇,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8대 신산업 수출에도 따로 분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연말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배터리는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고성장 신사업이고 신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요인)”라며 배터리 산업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반도체, 휴대폰 등 수출의 두 축이 부진에 빠지면서 배터리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을 이끈 반도체는 4개월(2018년 12월부터 2019년 3월) 연속으로 수출액이 하락했다. 새로운 수출 품목 발굴 필요성이 커졌다.
각국이 내연기관 자동차 대상으로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배터리 시장 전망은 밝다.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등이 탄소 배출량과 평균연비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EV가 아니면 대응이 어렵다. 하이브리드차(HEV)로도 규제를 넘기지 못한다. EV에 미온적이었던 일본 자동차 업계가 배터리 합작사를 세우고 앞다퉈 신차 출시에 나선 배경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배터리는 올해도 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전략 수출 품목으로 묶어 더 넓게 상황을 살펴볼 것”이라며 “바이오와 함께 15대 주력 수출 품목으로 지정될 수 있지만 조금 더 수출 상황을 살피고 연구를 진행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