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맥과이어 퀄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부사장)는 3일(현지시간) 스냅드래곤 테크서밋 2021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퀄컴 스냅드래곤'이 '스냅드래곤'으로만 불리도록 단독 브랜딩했다"면서 "내부 조사와 고객사 피드백을 종합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스냅드래곤은 첫 발표 당시 독립 브랜드였다. 그러나 전임 경영진이 스냅드래곤 앞에 퀄컴을 붙이는 식으로 브랜드 전략 방향을 틀었다.
맥과이어 부사장은 "과거 임원들은 스냅드래곤보다 회사 이름인 퀄컴을 더 드러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스냅드래곤은 특히 중국에서 성장하고 있었고, 친밀도도 높아지는 중이었다"며 "중국에서 잘 알려진 스냅드래곤 브랜드로 퀄컴을 더 알리고 싶어했다"고 했다.
스냅드래곤은 중국에서 샤오롱(骁龙)으로 불린다. 샤오롱(骁龙)에서 骁는 날래다, 굳세다, 용맹하다는 뜻이다. 龙은 상상속 동물인 용을 의미한다. 스냅드래곤이든 샤오롱이든 우리 말로 풀어보면 날쌘 용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중국인은 스스로 '용의 후손'이라는 민족 정체성을 내세운다. 사명보다 제품 브랜드가 더 알려진 요인 중 하나다. 샤오롱이라 불렸던 것에 회사 이름이 붙으면서 가오통샤오롱(mtk骁龙)이 됐다. 가오통은 퀄컴을 의미한다. 뛰어나게(高) 통하는(通) 회사 정도로 풀이된다. 퀄컴(Qualcomm)이라는 회사 이름도 'QUALity COMMunications'에서 따왔다.
맥과이어 부사장은 "제품 브랜드 앞에 회사 이름이 붙어 '너무 길다'는 반응이 정말 많았다"면서 "X박스 게임기 브랜드 앞에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글자는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신형 퀄컴 제품의 이름은 스냅드래곤8 1세대였다. 추후 나올 신제품에는 2세대, 3세대라는 단어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독립 브랜드를 추구하는 만큼 앞으로 중국에선 가오통샤오롱보다 샤오롱이라는 이름이 보다 널리 쓰일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뒤에 붙는 숫자 얘기도 나왔다. 맥과이어 부사장은 "연구 결과 첫 자리 숫자 이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더 이상 쓸 숫자가 없었던 것도 이유"라고 했다. 또 "중국에서 '8'은 상서로운 숫자이기 때문에 최상위 제품에 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중국을 계속적으로 강조했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소비 시장이다. 퀄컴의 칩을 사서 쓰는 스마트폰 고객사(샤오미, 오포, 비보 등)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을 최대한 고려한 네이밍 전략을 펼치는 이유다. 제품 로고 등에 붉은 색이 주로 쓰인 이유도 중국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행사에 중국 미디어는 코로나19 탓에 오지 못했다. 퀄컴은 이들을 위해 중국 하이난에 원격 행사장을 마련했다. 퀄컴 연례 행사인 스냅드래곤 테크서밋은 과거 오전 발표, 오후 신제품 체험 순으로 구성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오전 시간에 맞춰 생중계하기 위해 오전 체험, 오후 발표로 구성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