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장 부사장급에서 수석급으로 낮추고 인력도 대폭 감축
차량용 D램, 전체 D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1.8%
삼성전자도 메모리사업부 내 차량용 반도체 조직 축소 움직임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관련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차량용 메모리 전담조직 책임자를 부사장급에서 수석(부장)급으로 낮추고 인력도 대폭 줄였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도 메모리사업부 내 차량용 반도체 조직을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차량용 메모리 전담팀 조직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전담팀을 이끌던 심대용 부사장(오토모티브사업담당)을 '반도체 아카데미'로 전보 조치했다. 반도체 아카데미는 SK하이닉스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관련 기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심대용 부사장 후임 팀장에는 수석급(부장)이 선임됐다. 조직도 축소했다. 100여명에 달했던 전담팀 인력을 10명 가량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6년 차량용 메모리 전담팀을 꾸려 자동차용 D램 등을 개발해왔다. 이 팀은 자율주행 등 차세대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을 담당했다. 인력도 최초 10명 내외에서 4~5년 사이에 100명 안팎으로 대폭 늘렸다. 사업 성과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이번 조직 축소의 배경이다. 차량용 메모리는 스마트폰, 서버 등 다른 산업에 적용되는 메모리반도체 대비 더 긴 수명과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 그만큼 기술적 난도가 높아 판매단가도 다른 IT기기용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높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IT 융합 기술 도입과 맞물려, 차량용 메모리 시장도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점점 성장하는 추세다.
문제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의 절대적인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연간 8000만대 중·후반으로 주요 IT 기기에 비해 적고, 제품 교체 주기도 대체로 더 길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D램 소비량에서 차량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스마트폰(43.1%), 서버(30.5%), PC(12.7%)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최근 차량용 메모리 조직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용 메모리를 신규 출시하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조직 규모는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하이닉스는 "기존 차량용 반도체 조직을 세분화하는 등 재편한 건 맞지만, 인력을 축소한 건 아니며 전체적으로 보면 관련 인력이 더 늘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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