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엔지 등 협력사에 클린룸 구축용 부대설비 발주
내년 초부터 셋업 시작…내년 중 본 클린룸 구축 전망
삼성, 클린룸 선제 구축하는 '쉘 퍼스트' 전략 추진 중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시에 짓기로 한 신규 파운드리 팹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신성이엔지, 원방테크 등 국내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클린룸 구축에 필요한 초기 설비를 발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 테일러 파운드리 팹 클린룸 구축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 들어 테일러 파운드리 팹 구축을 위한 클린룸 설비 발주를 시작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주한 장비는 클린룸 구축에 필요한 부대 설비다. 클린룸 천장에 설치되는 시스템 실링 자재, 외부 공기를 통해 클린룸 내 환경을 제어하는 외조기(OAC) 등이다. 해당 설비들은 본 클린룸을 설치하기 전에 먼저 필요한 설비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신성이엔지, 원방테크 등 국내 주요 협력사들이 수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약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팹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테일러 파운드리 팹은 5G·HPC(고성능컴퓨팅)·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한다. 가동 예정시기는 2024년 하반기로, 그간 삼성전자는 부지 평탄화 등의 기초공사를 진행해왔다.
올해 상반기 진행될 예정이던 착공식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으나, 삼성전자는 기초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클린룸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비 발주는 본격적인 팹 구축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한 뒤, 이후 설비투자는 시장 수요와 연계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클린룸은 반도체 제조 환경의 오염도와 온도·습도·기압 등 제반 요소를 제어하는 인프라 시설이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메인 장비를 도입하기에 앞서 먼저 구축된다. 반도체 공정은 외부의 작은 먼지 유입만으로도 수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매우 높은 수준의 청정도 유지를 위한 클린룸 설치가 필수적이다.
다만 이번에 발주한 건 부대 설비다. 클린룸의 핵심 장비인 FFU(팬필터유닛) 등은 아직 공급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내년 4분기 중으로 클린룸 구축을 마무리지으려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발주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통상 클린룸 구축에는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
한편 테일러 팹의 제조시설에 필요한 장비 반입은 당초 내년 4분기 초에서 내년 4분기 말로 약간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초로 밀릴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