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테일러 파운드리 팹 이어 평택 P4에도 클린룸 설비 발주
계약마다 수백억원 규모…추가 설비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
장비업계 침체기에도 올해 견조한 성과 거둘 것으로 전망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에 이어 평택 P4 팹 구축을 위한 클린룸 초기 설비 발주를 시작했다. 추가 설비 도입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올해 클린룸 장비업계는 올해 내내 견조한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혹한기에 소재, 부품, 장비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클린룸 업계엔 '훈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클린룸 장비업계는 삼성전자가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설비투자로 꾸준한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다.
클린룸은 반도체 제조 환경의 대기 오염도와 온도·습도·기압 등 제반 요소를 제어하는 인프라 시설이다. 나노미터 단위의 공정을 다루는 반도체 팹은 극히 미세한 먼지에도 수율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클린룸을 먼저 구축한 뒤 제조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외 신규 반도체 팹에 클린룸을 짓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팹에 클린룸 구축을 위한 초기 설비를 발주를 시작했다. 클린룸 천장에 설치되는 시스템 실링 자재, 외부 공기를 통해 클린룸 내 환경을 제어하는 외조기(OAC) 등이 초기 설비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국내 평택 P4 공장에서도 클린룸 초기 설비와 관련한 투자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에 신성이엔지, 원방테크 등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클린룸 장비업체들도 각 설비에 따라 수백억원 대의 수주를 받고 있다.
추가 수주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테일러 파운드리 팹은 조만간 클린룸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는 데 필요한 WSS(워터샤워시스템), FFU(팬필터유닛) 등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본 클린룸 장비에 대한 입찰이 진행 중"이라며 "늦어도 1분기 말 정도에 구체적인 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국내외 신규 반도체 팹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클린룸 장비업계는 올해 지속적인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클린룸의 또다른 활용처인 2차전지 산업이 현재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클린룸 업계에 긍정적인 요소다.
반면 전공정 장비업체들은 내년이 되어서야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평택 P4와 테일러 파운드리 팹에 제조 공정을 시범 가동하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파일럿 라인 이후 실제 양산 라인이 도입되는 데에는 통상 3개월의 시간이 소모되므로, 전공정 장비 업체들도 빨라야 2024년 초부터 장비를 본격적으로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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