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티언 50억 유로, TI 110억 달러 투자
2026년까지 연평균 13.4% 성장 전망
국내는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위주 개발
최근 반도체 한파로 인해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이 시설 투자 축소에 나섰지만,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연일 발표하고 있다. 자동차의 전동화 경향 등으로 증가하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2026년까지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1위 인피니언과 4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인피니언은 독일 드레스덴에 50억 유로(6조9300억원), TI는 미국 유타주에 110억 달러(14조23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두 기업은 해당 팹을 통해 차량 및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TI 차기 신임 사장 겸 CEO로 선임된 하비브 일란(Haviv Ilan)은 이번 투자에 대해 “이번 투자를 통해 추후 수십 년동안 예상되는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겠다”라며 “특히 산업용과 자동차 등 전자기기 분야에서 반도체 업계의 큰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이 두 기업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탄화규소(SiC) 반도체 기업 울프스피드는 독일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30억달러 규모의 팹과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울프스피드는 독일 정부로부터 투자액 중 20%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온세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글로벌 파운드리의 뉴욕 온세미는 글로벌파운드리의 뉴욕 이스트피쉬컬(EFK) 팹을 13억달러(1조 7000억원)에 인수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와 르네사스도 지난해 팹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 한파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선 이유는 최근 전기차의 상용화로 자동차 전동화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에 평균 200~300개 정도 탑재되던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에 10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 탑재된다.
탑재량 증가로 대규모 성장도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13.4% 성장해 2026년 전체 반도체 시장의 9.9%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산업 자체가 보수적인 산업으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라며 “관련 기업들에서 차량의 전동화 및 디바이스화 등으로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및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반도체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경우 높은 신뢰도가 필요해 성숙 공정에 신규 플레이어가 침투하기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020년 이후 차량용 반도체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높은 신뢰도를 요하는 산업으로 단기간에 육성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국내 기업들은 현재 차세대 기술 위주로 개발하고 있어 상용화까지는 많은 R&D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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