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공개될 애플 신형 아이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동일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셋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그간 애플 OLED 패널용 일부 재료를 공급했던 삼성SDI 등이 조달처 목록에서 빠지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아이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S10·갤럭시노트10에 적용된 'M9' 재료셋으로 만든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첫 아이폰용 OLED에 'LT2'라는 이름의 전용 재료셋을 구성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만드는 OLED 패널 중 최신·최상 재료셋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가장 먼저 적용된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중저가 모델로 확대 적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노트에 공급하는 OLED 재료셋을 통상 2년 주기로 바꿔왔다.
2017년 애플이 처음 OLED 패널이 탑재된 아이폰X을 출시했을때, 삼성디스플레이는 LT2라고 명명한 애플 전용 재료셋을 구성했었다. 다음해 나온 아이폰XS시리즈의 OLED 패널도 LT2 재료셋으로 만들었다. 애플 아이폰에 2년간 동일 재료셋으로 OLED 패널을 공급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새로운 재료셋을 구성하는 대신, 갤럭시S10· 노트10에서 썼던 M9을 적용한다.
부품 조달 시 설계 혹은 재료 구성을 지정해왔던 애플이었기에 이번 사안을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 관계자는 "재료셋은 삼성디스플레이 주도로 결정된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연구개발하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선택한다"고 말했다. "올해 LG디스플레이에서 애플 아이폰에 공급할 OLED 패널에는 LG디스플레이에서 선정한 재료셋이 적용된다"고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업계 관계자는 "OLED사업부에서 중소형사업부로 조직이 개편되기 전인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에는 'A조직'이라는 이름의 애플 대응팀이 있었다"며 "애플을 특별하게 취급했었다"고 말했다. "A조직 구성원은 보안서약을 따로 써야했다"고도 했다.
애플 입장에선 이른바 '구형' 재료셋이 그대로 적용되는 이유로는 최근 불거진 삼성디스플레이 A3 공장 가동률 하락 등이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약속한 만큼 물량을 가져가지 않자 지난 2분기 위약금 성격의 현금성 이익보전을 받았다. 즉, 애플이 신규 재료셋의 초기 개발비(NRE:Non-recurring Engineering)를 주지 않았거나,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M9 재료셋을 그대로 사용키로 하면서 발광 소재 공급업체도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LT2에 그린 호스트 재료를 넣었던 삼성SDI가 있다. M9 재료셋에는 일본 니폰스틸화학·재료(NSCM)의 그린 호스트 재료가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