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OC 지정 이후 글로벌 음극재 시장 재편 가능성
중국 제외하면 한국, 일본 기업들 2파전 전망
포스코퓨처엠, 미쓰비시케미칼이 대표 음극재 기업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해외우려기업(FEOC)’ 지정으로 배터리 소재 분야 사업 재편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FEOC로 지정된 국가의 기업, 단체, 기관의 소재·부품이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될 경우 세액공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없다. 주로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지정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소재 중 음극재의 경우 FEOC 지정이 내년(2025년)에 이뤄질 예정이다. 향후 지정 결과에 따라 현재 중국 기업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음극재 시장에서 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음극재 원료인 흑연 조달처를 중국 외 국가에서 마련한다면, 향후 글로벌 음극재 시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 2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 핵심 4대 소재 중 음극재 시장 주요 기업으로 중국의 BTR, Zichen, ShanShan 등과 일본 하타치와 미쓰비시, 한국 포스코퓨처엠 등이 있다. 2022년 생산량 기준 한중일 3개국 점유율은 중국 84%, 일본 10%, 한국 6% 등이다. 중국 기업이 압도적 우위다.
하지만 내년 음극재 관련 FEOC 지정이 이뤄지게 되면,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일본과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의 주요 음극재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와 관련, 현재 한국 내에서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다. 흑연 음극재는 천연흑연과 인조흑연 기반으로 나뉘는데 포스코퓨처엠은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는 세종에서, 인조흑연 기반 음극재는 포항에서 각각 생산 중이다.
이 가운데 천연흑연은 100% 중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FEOC 지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도 최근 “천연흑연의 경우 원료를 100% 중국에서 가지고 오기 때문에 IRA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에 따라 천연흑연 원료 조달처 변화를 위해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에서 흑연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의 경우 연간 8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생산능력을 1만8000톤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약 3만6000톤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인조흑연 음극재는 제철 공정 부산물인 콜타르를 활용해 만들어진 침상코크스를 원료로 생산돼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의 음극재 대표기업은 미쓰비시케미칼(미쓰비시)이다. 미쓰비시는 북미에 새로운 음극재 생산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음극재를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약 6880만달러를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1만톤 규모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또한, 미쓰비시도 중국 외 흑연 원료 조달을 위해 호주 기업과 거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음극재 생산능력은 2023년도 회계연도 기준 연간 1만2000톤 규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미국 대선 등으로 인해 아직 FEOC에 관한 우려가 있지만 미국 내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전기차 기업들이 국내 배터리 회사들로부터 배터리 공급을 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 국내 소재 기업이 일본 기업들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에 비해 일본 배터리제조사 파나소닉은 테슬라에만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흑연 음극재의 대안으로 실리콘 음극재도 떠오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약 10배 높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팽창과 수축 등의 문제로 인해 흑연 음극재에 4~5% 첨가하는 구조로 개발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더라도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할 시 음극재 내 흑연 사용은 지속될 전망이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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