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특허 무력화를 노리는 곳이 어디일까? 최근 LG이노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파인메탈마스크(FMM) 특허에 대한 취소심판 청구가 잇따라 그 주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아직 FMM 사업화를 하지 않은 상황에 주목한다. 유력 FMM 업체가 LG이노텍의 시장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사전 포석에 무게를 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국내 등록한 OLED FMM 특허를 상대로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특허취소심판이 모두 7건 청구됐다. 가장 먼저 청구된 특허 1건은 취소됐다. 나머지 6건은 청구가 기각됐다. 특허 6건은 온전히 살아남았다는 의미다.  취소심판이 청구된 LG이노텍 특허 7건은 FMM 관련 기술이다. 취소된 2257236특허는 OLED에서 미증착 영역(dead space)을 최소화한 증착 마스크 구조 기술이다. 취소심판에서 살아남은 2358039특허와 2361452특허 등은 화소밀도 500PPI(Pixels Per Inch) 이상 OLED 제조 기술, 2375261특허와 2373189특허, 2556805특허 등은 관통홀이 균일한 증착 마스크 또는 금속판 제조 방법이다. 2528582특허는 금속기판 비틀림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이다. 모두 FMM 제조에 필요한 특허다.  취소심판 7건 신청인은 모두 일반인이다. 취소심판은 특허 등록 후 6개월 내에 이해관계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특허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취소심판 청구의 뒤에는 대부분 경쟁사가 있다"며 "취소심판은 실명으로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신청인은 경쟁사를 대리하는 특허사무소(특허법인) 직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이 아직 FMM 사업화를 하지 못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LG이노텍은 상대적으로 화소밀도(PPI)가 낮은 차량 OLED용 FMM을 LG디스플레이 등에 납품하려고 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특허취소심판이 꾸준히 청구됐다는 것은 누군가 LG이노텍의 FMM 시장 진출 가능성, 또는 특허 잠재력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허취소심판에서 살아남은 특허는 이후 특허무효심판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취소심판 제기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특허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취소심판 심판부가 취소 주장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은 자료를, 이후 무효심판에서 무효 주장 근거로 제시할 경우 무효심판 심판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취소심판 심판부에서 인정하지 않은 자료를 무효심판 심판부가 받아들이면 특허심판원 결정을 뒤집는 것이 되는데, 심판부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허취소심판 심리절차가 특허권자에게 유리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관계자는 "취소심판 심리에는 심판 청구인 없이 특허권자만 참여하기 때문에 특허권자가 심판부를 설득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덧붙였다. 특허무효심판 심리에는 특허권자와 무효심판 청구인이 모두 참석하기 때문에 심판 청구인에게도 특허권자 주장을 반박할 기회가 있지만, 특허취소심판 심리에는 심판 청구인에 이러한 기회가 없기 때문에 취소심판이 특허권자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그는 "취소심판 청구가 기각되더라도 특허심판원 결정문(심결문)을 통해 특허의 약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심판 청구인이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계 OLED FMM 시장은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일본 토판(Toppan)과 대만 다윈(Darwin)도 FMM을 중국 패널 업체에 납품 중이지만 DNP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이다. FMM 시장 진입을 노리는 국내 업체로는 풍원정밀과 오럼머티리얼 등이 있다. LG이노텍이 FMM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들 업체는 잠재 경쟁사다. LG이노텍이 FMM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특허는 이들 업체에 공격수단이 될 수 있다.  DNP의 한국 특허에 대해서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취소심판 6건이 청구됐다. DNP 특허에 취소심판을 청구한 이들은 특허법인 코리아나, 최미진씨, 이두영씨 등이다. LG이노텍에 특허취소심판을 청구한 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일관성이 있다. 취소심판이 접수된 특허 6건 중 4건이 신청인 바람대로 취소가 됐다. 나머지 2건은 일부는 받아들여지고, 일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일부성립·일부각하). 삼성디스플레이 납품을 노리는 풍원정밀과 오럼머티리얼의 FMM 특허에 대해서는 아직 특허취소심판이 청구되지 않았다.  특허취소심판은 특허 등록 후 6개월 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가 아니어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경쟁사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취소심판을 활용한다. 취소심판이 접수되면 특허권자는 취소 주장 근거로 사용된 자료 등을 통해 심판 청구인을 추정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특허무효심판은 기간 제한은 없지만, 이해관계자나 특허청 심사관만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대표적 이해관계자는 경쟁사다. 특허무표심판은 특허침해소송 대응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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