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오픈AI 옵저버 자리를 내려놓는다. 애플의 옵저버 합류가 기정사실화된 지 1주일 만의 일이다. 표면적으로는 오픈AI가 자생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애플에 대한 껄끄러움을 표출한 것이라는 평가다. 애플은 아직 옵저버를 파견하지 않았지만, MS의 탈퇴 후 애플의 옵저버 참여 계획 역시 백지화될 전망이다.
10일 미 악시오스, 블룸버그 등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9일 오픈AI에 보낸 서신에서 이사회 옵저버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옵저버로 합류한 8개월 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MS와 오픈AI는 특수 관계다. 130억달러(18조635억원)를 투자한 주주이자 2023년 11월 샘 알트만 CEO가 퇴출됐을 때 그의 복귀를 도운 조력자이기도 하다.
MS는 서신에서 "MS는 8개월 동안 오픈AI 이사회 재건을 돕는 관찰자 역할을 수행했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오픈AI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우리는 이사회에서 상당한 진전을 목격했고, 회사의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만큼 더 이상 옵저버라는 한정된 역할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알트만 CEO는 회사 복귀 후 이사회를 재구성했다. 이전부터 활약했던 아담 디안젤로(Adam D'Angelo)만 그대로 둔 가운데 나머지 멤버를 모두 교체했다. 이사회 회장으로 베렛 테일러(Bret Taylor)를 세웠고, 전 재무부 장관인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와 국가안전보장국(NSA) 출신인 폴 나카소네를 영입했다.
MS의 이사회 옵저버 탈퇴 결정은 서신에서 확인한 것처럼 오픈AI 이사회의 지위가 탄탄해진 것도 이유지만, 애플의 필립 실러가 옵저버로 새로 합류하기로 한 결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6월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음성비서 솔루션 시리에서 챗GPT로 명령을 보내는 '애플 인텔리전스' 정책을 발표했고, 후속 조치로 필립 실러 애플 전 부사장을 오픈AI 이사회 옵저버로 보낸다고 밝혔다. MS와 애플은 전통적으로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자주 충돌이 발생했는데, 두 회사 모두 오픈AI 이사회에 옵저버로 참여하는 것은 모양새 자체가 좋지 않다. 두 회사 모두 심기가 불편할 수 있다는 말이다.
MS의 옵저버 탈퇴는 애플의 향후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악시오스는 오픈AI 회사 사정에 밝은 소식통의 말을 빌려 "오픈AI는 MS가 옵저버 지위를 내려놓은 후 더 이상 이사회에 옵저버를 두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