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만 확인하고 헤어져…LG화학 특허 맞소송 준비
전기차(EV)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 회동이 16일 오전 이뤄졌다. 추석 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양사 최고위층을 청와대로 불러 중재한 후 이뤄진 첫 공식 만남인데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구체 성과를 만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LG화학이 특허 소송을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맞소송 카드를 꺼내려고 했으나 실행까지 이어지진 않았다는 점에서 극적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 평가다.
LG화학은 16일 양사 CEO 회동에 대해 “오전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이 만나 각사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양사 CEO 만남을 통해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며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당초 참석이 예상됐던 정승일 산업통산자원부 차관은 나오지 않았다. 주무 부처가 민간 기업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적절치 않다는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도 “첫 만남이 있기까지 산업부 노력이 있었다”고 언급한 것을 고려했을 때 양사끼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 차관은 6월부터 양사 고위 임원과 만남을 가지며 중재에 힘썼다. 8월에는 LG그룹과 SK그룹 고위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CEO 재회동은 불투명하다. LG화학이 언제든 특허 맞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데다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 방지 약속,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논의할 의사가 있을 때에만 대화에 응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한 가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느 입장이다. 만약 LG화학이 특허 맞소송을 제기하면 사태는 더 악화될 수 있다.
일각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나서야 담판을 지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부터 해결해야 구체적인 협정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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