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넷마블과 넥슨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사실상 정상급 게임업체간 자존심 대결이 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각각 수상작으로 민다. 두 게임 모두 글로벌 흥행을 기록했다.
먼저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유명 IP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프로젝트다. 웹소설의 인기가 웹툰으로 제작된 사례다. 국내 웹툰 역사상 극히 보기 드문, 해외 만화 시장에서 흥행몰이를 이끈 이력이 있다. 일본 회사가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넷플릭스에서 방영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게임 개발도 무난하게 잘 풀어냈다는 평가다. 이 게임은 출시 직후 2주 만에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름만 글로벌이 아니라 실제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최상위 인기와 매출을 기록했다. 원작 팬들에게 익숙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게임 내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몰입감을 높였다. 유명 성우들을 기용해 게임 음성을 구현하는 등 디테일까지 챙겼다. 일각에서는 성공한 웹툰IP를 등에 업었다는 논란이 있으나 그것은 산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주장이다. 제 아무리 유명한 IP라도 게임화로 성공한 케이스는 실제로 거의 없기 때문이다. 웹소설과 웹툰, 게임, 애니메이션까지 이른바 K-컬처, K-콘텐츠를 전부 아우르는 확장과 긍정적 성과는 지금껏 '나 혼자만 레벨업'이 유일하다. 대상의 자격이 충분하다.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는 루트 슈터 장르의 멀티플랫폼 게임이다. 개발사 넥슨게임즈는 다소 생소한 장르에 도전해 좋은 결과를 냈다. 루트 슈터는 3인칭(TPS) 액션으로 기본 플레이가 진행된다. 이용자는 게임 내 여러 지역을 탐험하며 캐릭터를 강력하게 육성시켜야 한다. 주로 장비 아이템을 획득하고 강화하는 작업에 집중된다. 따라서 이 게임은 본질적으로 롤플레잉에 근접하며 액션은 부수적 환경으로 봐야 한다. 이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진정한 재미가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초기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게임은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22만명을 기록했다. 콘솔까지 포함하면 약 45만명에 달하는 숫자다. 스팀 내 매출 또한 글로벌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이 게임의 강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멀티플랫폼을 지원해 기술적 혁신을 이뤘다. PC와 콘솔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술과 멀티플레이 지원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넥슨에서 순수하게 이룩한 자체 IP라는 점이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IP를 창출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기술적 완성도와 자체 IP를 키워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게다가 개발사 넥슨게임즈는 최근 관련 개발자 채용을 늘렸다. 일반적 회사들과 정반대의 행보이다. 출시 후 이뤄지는 실적 자연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이 아니다. 오히려 내부 투자를 키웠다.
넥슨과 넷마블의 경쟁 구도에 도전장을 내민 회사는 시프트업이다. 이 회사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인상적인 자취를 남겼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 타이틀로 출시돼 약 두달 만에 10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문제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완성도와 비례하는 의미없는 선정성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 게임의 여성 캐릭터 디자인은 작품의 본질적 재미와 상관없고, 외적인 논란이 수상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 평론가들도 이 부분만큼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1996년부터 시작된 한국 게임산업의 대표 시상식이다. 게임 개발자와 제작사, 퍼블리셔들에게 큰 영예로 여겨진다. 이 상은 게임의 기술력과 창의성, 상업적 성공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모바일게임이 주로 수상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PC와 콘솔 타이틀이 주목받으며 수상작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대상을 수상하며 싱글플레이 게임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변화는 한국 게임업계가 상업성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에서 도전적인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내용이다. 올해 게임대상은 새로운 트렌드와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게임산업의 이정표를 상징할 게임이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