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불모지 한국시장은 '블루오션'... 메가존클라우드 기업가치 최대 8조원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공급업체(MSP)' 메가존클라우드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예고해 향후 성장모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클라우드 채택률이 낮은 한국에서 MSP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상황이 비슷한 일본에서 연간 주가가 100% 성장한 히타치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업계는 현재 메가존클라우드의 기업가치를 5조~8조원으로 평가한다. 이는 현 시가총액 8조원대인 하이브, 삼성전기, 한미반도체와 견줄 수 있는 덩치다.
MSP는 기업고객이 내부서버(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 AWS 등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공급업체(CSP)'와 고객 사이의 중개 역할을 담당한다. MSP 서비스는 단순히 온프레미스에 있는 내부 데이터를 옮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컴퓨팅 워크로드에 따라 △가상서버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 등 여러 CSP 자원을 조합해 맞춤형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마이그레이션 후에도 지속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 SDS의 기업설문조사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 업무를 클라우드에서 구동한다"는 응답률은 2023년 18.4%에 불과하다. 2024년 예상 응답률은 23.8%다. 이는 미국에서 클라우드 채택률이 90% 이상인 것과 대비된다. 한국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은 주요국 대비 뒤쳐졌으나, 달리 말하면 MSP 입장에서는 블루오션인 셈이다. 메가존클라우드가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한 이유이기도 하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일본 MSP의 선례를 따라갈 확률이 높다. 한국처럼 일본도 산업 전반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 느리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에도 일본 기업의 90% 이상은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민간의 DX 프로젝트에 수십억엔의 보조금을 지원해왔고, 덕분에 일본 MSP 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히타치 △후지쯔 △NEC △NTT데이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중 히타치는 연중 주가 상승률이 약 100%에 달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히타치는 기존 하드웨어 사업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MSD 등 IT 서비스에 적극 투자했다. 현재 IT 서비스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경영진은 "2030년까지 IT 서비스 매출을 3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히타치의 경쟁력 중 하나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클라우드 툴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밴타라(Vantara)'가 대표적이다. 이와 같이 MSD 업계는 CSP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툴을 개발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특히 AI 솔루션이 경쟁을 좌우하는 주요 제품이다. 예를 들어 IBM은 고객의 클라우드 환경에 맞춤형 AI 모델을 지원하는 '왓슨X'를 2023년 출시한 뒤 입지가 커졌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써드파티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데이터독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등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요 파트너사다. 이중 데이터독은 데이터 모니터링에 강점이 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모니터링을 통한 오류탐지와 보안이다. 데이터독은 이 모니터링 기능으로 메가존클라우드의 서비스 품질을 보완해주고, 반대로 메가존클라우드는 데이터독이 한국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다.
기본적인 클라우드 관리 도구는 메가존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한다. 멀티 클라우드 자원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스페이스원(SpaceOne)', 마이그레이션 비용을 최적화하는 '하이퍼솔루션(Hyper Solution)', OTT 전용 미디어 퍼블리싱 플랫폼인 '클라우드플렉스 미디어(CloudPlex Media)'가 이에 포함된다.
상반기 상장을 앞둔 메가존클라우드는 올해 1분기 최초로 흑자를 달성했다. 애초에 MSD 비즈니스는 대규모 전문인력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마진 개선이 쉽지 않다. 한 예로 일본 후지쯔(Fujitsu)는 2026년까지 IT 서비스 직원을 5배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높은 급여를 지불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후지쯔는 IT 서비스 영업마진이 7%에 불과하다. 전세계 1등 업체인 액센츄어(Accenture)도 약 15% 정도다.
메가존클라우드도 2700명의 전문인력을 기반으로 회사를 운영 중이다 . 거대한 인력 규모에도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는 것은 유의미하다. 인건비 등 높은 투입비용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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