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솔라나 등 상위권 가상자산도 '활활'
국내 게임사 가상자산은 침체...규제 일변에 발목 잡혀
합리적인 가이드 라인이 만들어야 업계 한 목소리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8만달러를 돌파하며 가상자산(코인) 시장이 다시 활황기에 접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세가 대폭 오르면서 여러 가상자산도 동반 상승 중이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이 발행한 프로젝트 코인들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코인들은 최근 시세가 상승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바닥권이다. 지나친 규제에 한국의 암호화폐만 발목이 잡혀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8만1000달러를 넘었다.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국내 시세는 업비트 기준으로 1억1000만원을 넘긴 것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조6000억달러이다. 메타(페이스북)의 최근 시가총액 1조5000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비트코인의 상승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유가 가장 크다. 그는 대선 공약과 각종 발언을 통해 가상자산 친화 정책을 수시로 밝혔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을 견인하면서 다수의 가상자산 시세가 덩달아 올랐다. 북미를 대표하는 가상자산 '솔라나'는 지난 24시간 동안 거래량이 약 4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전날에 비해 근 27% 증가한 수치다. 시가총액은 979억달러에 이른다.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리플 등 시가총액 최상위권 가상자산들 역시 대폭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우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원동력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국내 게임사들이 발행한 가상자산들의 시세는 역주행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가상자산은 위메이드의 위믹스와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넷마블의 마브렉스 등이 있다. 거래소 빗썸 기준으로 위믹스는 1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1192원이다. 지난 3월 초 시세는 4700원대였다. 유사한 기간으로 살펴보면 카카오게임즈의 보라는 333원에서 145원으로 하락했다. 마브렉스는 2600원대에서 536원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등 해외 가상자산들이 최고가를 형성하는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친 규제를 비판한다. 신사업과 새로운 기술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부문을 동시에 아우르는 법안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7월에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규제안에 해당된다. 합리적인 가이드가 아닌 '하지 말라'는 항목만 나열돼 있다는 내용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당들이 가상자산 친화적인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혔으나 공론화의 시작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해외는 상황이 급변하고 미국이 세계 자상자산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려는 움직임까지 있는 것과 정반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수의 국내 가상자산 업체들이 해외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들의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해외 중심으로 방향을 돌리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 계열의 네오핀과 넥슨의 블록체인 회사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로 거점을 사실상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의 블록체인 사업은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는 판단이 작동된 것이다.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중인 한 개발자는 "트럼프는 지난 대선 캠프에서 기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을 정도로 입장을 뚜렷하게 나타낸다"며 "국내 게임사들의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나름 열심히 사업을 전개하고 해외 업체들과의 활발한 연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도 시세에 전혀 반영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기본 입장이 부정적이다 보니 업체들은 눈치를 보게 된다"며 "결국 글로벌 가상자산 경쟁에서 뒤처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합리적인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논의와 사회적 합의로 정책이 만들어져야 국내 블록체인 산업과 가상자산 프로젝트들도 불확실성이 해소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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