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핵심기술 해외 유출되지 않도록 할 것"
정부의 배터리 핵심소재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둘러싸고 고려아연과 영풍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고려아연은 국가 경제와 안보를 명분으로 삼았다. 영풍은 다시 한 번 기업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해외 매각에 선을 그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려아연이 신청한 프리커서(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산업기술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지난 9월 고려아연이 배터리 소재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선정해달라고 신청한지 2개월여 만이다.
고려아연은 "국내 기술로 만든 전구체의 국내 자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 보호 조치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간 주장한 고려아연 기술이나 회사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영풍‧MBK 연합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0월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대상 종합감사에서 "(고려아연의) 지배권 강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 일(지분매입)을 시작하게 됐다"며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장기투자가 되도록 하고 분할 매각하는 일, 중국에 기술이 유출되거나 회사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이 사안이 경영권 분쟁을 넘어 '국가 경제‧안보 사안'으로 만들어 영풍과 MBK파트너스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전선을 넓혀 국가의 이익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중국산 전구체 의존도가 97%에 달해 고려아연의 '하이니켈 전구체 기술' 보호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전구체는 배터리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소재다.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를 이용해 전구체를 만들고 리튬, 망간, 알루미늄 등을 더해 양극재가 된다.
고려아연은 자회사 켐코와 LG화학과의 합작사인 한국 전구체 주식회사를 통해 니켈 매트, 산화광의 중간재(MHP) 등 모든 종류의 니켈 함유 원료로 황산니켈부터 황산코발트, 전구체 등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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