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화학 자회사 NES머티리얼즈가 지난달부터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H2SO4, 12-NINE)을 삼성전자에 공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퀄 테스트를 통과하고 본격 양산에 들어간 셈이다. NES머티리얼즈의 가세로 삼성전자 내 황산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NES머티리얼즈가 지난달 삼성전자에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공급을 시작했다. 초도 물량인 만큼, 공급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순도 황산은 반도체 세정 공정에 쓰인다.
NES머티리얼즈는 지난 2021년 남해화학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이엔에프), 삼성물산이 합작 투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남해화학이 70%, 이엔에프가 20%, 삼성물산이 1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남해화학은 공장 운영과 원료 조달을 담당하고, 이엔에프는 품질관리, 품질인증서 발행, 삼성물산은 공급선과 구매선 사이의 역할 조율을 담당한다.
NES머티리얼즈의 고순도 황산 공장은 지난 2022년 5월 착공, 지난해 하반기 준공했다. 신공장의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생산능력(CAPA)은 연간 5만4000톤 수준이다. NES머티리얼즈는 남해화학의 비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삼산화황, SO3)을 정제해 고순도 황산을 생산한다.
소재 업계에서는 NES머티리얼즈의 고순도 황산 공급이 경쟁사의 생산 차질 등 이유로 예정 일정보다 다소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황산 생산 라인에서 이슈가 발생해 삼성전자 쪽에서 급하게 NES머티리얼즈에 고순도 황산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고순도 황산 벤더 다변화 의지가 상당히 강한데, 남해화학의 황산 공급량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을 생산 중인 기업은 고려아연, LSMnM(구 LS니꼬동제련) 등이 있다.
고순도 황산 매출은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남해화학의 반도체용 황산부문(NES머티리얼즈) 매출은 2억2848만원이다. 고객사에 공급된 시제품 매출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남해화학 관계자는 고객사에 황산 공급을 시작했냐는 질의에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남해화학은 고순도 황산 외에도 IT 소재 신사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남해화학의 경우) 기존에는 비료 쪽 매출 비중이 높은데,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용 황산 외에도 IT 소재 신사업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남해화학이 생산 중인 제품군을 정제하는 방식으로 IT 소재 사업에 진출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