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백기사로 꼽히는 다국적 원자재 중개기업인 트라피구라(Trafigura) 수뇌부가 내달 방한한다. 최윤범 회장과 만날 계획이다. 현재 트라피구라는 고려아연 지분 1.49%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전략적 협력 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트라피구라의 제러미 위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1월 중순 최 회장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14일 혹은 15일에 양측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는 리처드 홀텀 차기 CEO도 배석한다.
트라피구라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의 자사주 2000억원을 매입해 지분 1.49%를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고려아연과 1849억원 규모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 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의 폭을 넓혔다.
이번 회동은 현 CEO가 차기 경영자를 소개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얼마나 개입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자사주 매입이나 지분 교환, 주식 장내 매수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트라피구라가 고려아연과 지난 수년 동안 협력 관계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백기사 역할이 예상된다.
23일까지 자사주 공개 매수를 진행하는 최 회장 측의 현재 지분은 34%다. MBK·영풍 측의 지분은 38.4%다. 자사주 공개 매수를 진행하는 최 회장 입장에서 트라피구라의 현금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자사주 공개 매수는 23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18일 법원에서는 MBK 측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면서 낸 가처분 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 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는 최윤범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배임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고려아연은 "가처분에서 이겨 공개 매수를 완수하고 의결권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결과는 21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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