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5일 ‘C-Level(C레벨)’ 중심의 경영 체제를 발표했다. 곽노정 최고경영자(CEO) 아래 ▲AI Infra ▲미래기술연구원 ▲개발총괄 ▲양산총괄 ▲Corporate Center 등 5개 조직으로 꾸려졌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기능별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Corporate Center는 곽노정 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법무를 제외한 ▲경영지원 ▲구매 ▲인사 ▲전략 ▲재무 ▲홍보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정통 SK맨’ 송현종 사장이 이끄는 중이다. 2003년 SK텔레콤에 입사한 송 사장은 ▲IR실장 ▲성장전략그룹장 ▲미래경영실장 ▲경영지원단장 등에 자리했다. 2012년부터는 SK하이닉스로 이동해 ▲미래전략본부장 ▲마케팅·영업 담당 등을 맡았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와 동 대학원 경제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Corporate Center는 기존의 대외협력∙글로벌 대응 업무를 강화하기도 했다. 외교 통상 전문가가 다수 배치, 세계 주요국의 반도체 정책과 급변하는 지정학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한다.
센터 산하의 구매조직은 기존 전공정∙후공정 분리 구조에서 하나로 통합됐다. 이번에 신설된 ‘양산총괄’직과 맥을 같이한다. 공정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며 공정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추세다.
기존 전공정(FE∙Front End)을 담당하던 김성한 부사장(FE구매 담당∙Front End)이 단독으로 조직을 이끈다. ▲원자재 담당에 강유종 부사장 ▲장비 담당에 이승환 부사장 ▲인프라 담당에 류도희 부사장이 자리한다. 이승환 부사장과 류도희 부사장은 신규로 선임됐다.
양산총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외에 건설할 팹(반도체 제조 공장)의 생산기술 고도화를 통합적 관점에서 주도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최첨단 팹 4개를 짓고, 국내외 50여 개 소부장 기업들과 함께 반도체 협력단지를 구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기 팹 내부에는 미니팹을 지어 소부장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과 실증을 돕는다. 미니팹은 300㎜ 웨이퍼 공정장비를 갖춘 연구시설이다.
기존 제조기술 담당의 김영식 부사장이 조직을 이끈다.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 탄소관리위원회의 위원장으로도 있다. ▲FAB제조 담당은 이병기 부사장 ▲설비인프라 담당은 이민형 부사장이 각각 맡는다.
고심이 깊었던 CIS(CMOS Image Sensor)개발 조직은 미래기술연구원 산하에 둔다. 차선용 부사장이 지휘한다. 그동안 수익성이 낮아 지속 여부에는 의문이 오갔지만 사업에 대한 곽 CEO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곽 CEO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며 “접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CEO 소통행사에서도 CIS를 분사하거나 없애지 않고, 언제든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고대역폭메모리(HBM)도 돈이 안 되는 사업이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는 의미에서다.
최정달 기존 낸드개발담당 부사장은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자회사인 솔리다임으로 이동했다. 최 부사장은 2017년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겼다. ▲미래기술원연구원 낸드소자기술그룹장(전무) ▲4D 낸드 TF장 등을 거치며 SK하이닉스의 낸드 기술력 강화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편 SK스퀘어 글로벌비즈정책 담당 출신의 김정일 부사장이 Corporate Center로 자리로 옮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보와 대관업무 등을 맡는다. 김 부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미주통상과장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 ▲자유무역협정정책관 등을 지냈다. 1969년생으로 대구 경원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38회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