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는 최고가 아니라 업의 특성에 맞게 ‘최적’의 것을 해야 한다. 원가 경쟁력이 우선이고 그 범위 안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하되 진짜 스마트 해야 한다."
이재선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IT팀장(상무)는 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디일렉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공동 개최한 ‘매뉴팩처링 테크 컨퍼런스 2019’에서 ‘적정 스마트팩토리(Appropriate Smart Factory)’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재선 상무는 89년 삼성에 입사했다. 30년 간 생산 자동화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전문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나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가 설비를 사용하는 기업이다. 설비 가동률과 수율이 높을수록 경쟁력도 좋아진다. 설비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효율 극대화를 꼽는 이유다. 이재선 상무는 “공장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보다 시스템이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람은 설비를 24시간 감시할 수도 없고 점차 복잡화·거대화 하는 설비를 다루기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수율 자동 이상감지 원인 분석 시스템'을 2011년부터 개발해왔다. 엔지니어 없이도 작동한다. 진단 시간은 점차 짧아지고 진단 정확률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설비와 생산관리시스템(MES) 플랫폼을 연결해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에 활용한 덕분이다.
MES는 1993년부터 개발해온 시스템이다. 내장 알고리즘을 통해 설비 및 데이터 관리에 사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MES를 통해 한달 평균 1000건 가량 개선점을 진단하고 설비에서 발생한 수 페타바이트(PB, 약 100만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이 상무는 "관계사를 방문하면 회사 내에 전산실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묻는다. 설비에서 데이터가 발생하는지, 그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수준까지 자동화를 달성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사람의 단순 동작뿐만 아니라 의식하지 못했던 행동까지 하나하나 찾아내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과정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원가 경쟁력을 놓친다면 의미가 없다"면서 "삼성 또한 초격차 원가 경쟁력이라는 목표 하에서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추진해왔다"고 했다.
이 상무는 "사람이라면 10년차 엔지니어와 1년차 엔지니어의 숙련도가 다르다. 이직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효율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설비가 학습한 것은 코딩으로 녹아 지적 자산으로 남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3000개 설비들은 학습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