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일 회장 "교육·기술세미나·사업설명회 확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과 공동전시회 계획
백태일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KPCA) 회장은 "실질적인 회원사 플랫폼이 되겠다"고 7일 밝혔다. 중국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의 거센 추격과 5G 시대 기회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회원사 사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류의 장을 열겠다는 의미다.
올해 초 취임한 백태일 회장은 먼저 기술 세미나 주제와 강사 선정 방식을 바꿨다. 회원사를 상대로 필요한 주제를 조사한 뒤 그에 맞는 강사를 산업계 종사자에서 찾았다. 현장감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개최한 '5G 및 PCB 기술동향 심포지엄'에는 대표 PCB 업체인 코리아써키트와 두산전자, 파트론 등의 관계자가 강사로 나섰다. 당일 세미나에는 250명 이상이 참석했다. 사전예약을 하지 않은 이들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렸다.
백 회장은 회원사와 해외업체 미팅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KPCA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전기전자미니클러스터 협력으로 PCB 회원사와 대만 폭스콘 등과의 사업 미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회장은 6년째 전기전자미니클러스터 회장을 맡고 있다. 전장 PCB 세미나에는 일본 덴소 기술 엔지니어를 초청한 바 있다.
KPCA 전시회도 내년에는 인천 송도에서 개최한다. 백 회장은 "올해까지 KPCA 전시회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려 접근성이 떨어졌다"며 "내년에는 행사장을 송도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에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과 전시회를 같은 기간에 같은 장소에서 공동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시회가 함께 열리면 PCB와 디스플레이 업계가 서로 만나 기술 흐름도 빨리 파악할 수 있다"며 "일본과 중국 PCB 협회는 이미 다른 산업계와 함께 전시회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중국 PCB 업체 추격이 거세지만 국내 업체는 여전히 비교우위가 있다. 백 회장은 "한국 PCB 산업은 패키지 분야 등에서 중국에 앞선다"며 "패키지처럼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화하고 차별화 요소를 더욱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영문명에 '패키지'를 포함한 것도 같은 이유다. 기존 영문명(Korea Printed Circuits Association)은 인쇄회로기판협회라는 의미에 그쳤지만 바뀐 영문명(Korea Electronics Packaging and Circuits Association)은 전자제품 패키지 및 회로기판협회라는 의미다.
백 회장이 PCB와 인연을 맺은지도 30여년이 됐다. 1991년 직접 설립해 28년째 이끌고 있는 '제4기한국'은 PCB 장비업체다. 그는 KPCA 전신인 PCB 연구그룹(KPMA) 시절부터 협회 활동을 해왔다. 백 회장은 'KPCA 회장은 PCB 제조사가 맡아야 한다'는 지론 때문에 6개월간 회장직을 고사했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30여년간 PCB 업계에 종사하며 쌓은 애정과 사명감을 지나칠 수 없었다. 그가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폭넓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 다른 나라 협회 등과 적극 교류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 회장 임기는 3년이다. 서울 여의도에 있던 KPCA 사무실은 경기도 시흥으로 옮겼다. 시흥과 안산, 인천 등에 밀집한 PCB 회원사와 접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백 회장은 럭키금성과 미국 건설중장비업체 잉거솔랜드(Ingersoll-Rand)에서 근무했다. 1991년 설립한 제4기한국은 PCB 플라스마 공정 장비업체다. 일본 업체보다 일찍 반도체 및 PCB 업체에 플라스마 장비를 공급했다. 1995년에는 기술혁신상 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