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동박 첫 적용
日장비사 대신 국내 피엔티 장비 활용
LG화학이 전기차(EV) 배터리 생산 공정 고도화에 성공했다. 6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극박 동박을 처음으로 적용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중국 난징 공장에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시험생산에 들어간 이후 1년여 만에 성과를 냈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의 집전체로 쓰이는 재료다. 그동안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7~15㎛ 두께의 제품을 주로 썼다. 동박이 얇아지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지만, 동박이 금방 뜨거워져 열 발산이 쉽지 않아서다.
생산 공정도 난제였다. 동박 두께가 워낙 얇아 음극 코팅과 건조 공정에서 상당한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빠른 속도로 롤투롤(R2R:Roll to Roll)이 이뤄지고 건조 온도가 최대 150℃에 달해 동박이 갈라지고 끊어지기 때문이다. 동박이 끊어지면 건조 과정에 있던 모든 배터리 재료를 버려야 한다. 끊어진 부분부터 배터리 재료를 다시 연결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코터 장비의 건조 공정 생산라인 길이는 50미터 이상이다.
LG화학은 일본 히라노테크시드에서 국내 피엔티 코터 장비로 바꾸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히라노 장비에서 유독 구겨지고 끊어졌던 동박이 피엔티 장비에선 매끄럽게 돌아갔다. 업계 전문가들은 피엔티가 동박 장비 생산을 오래전부터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재료 자체의 특성을 잘 파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엔티 관계자는 "현재 LG화학 난징 공장에 공급된 코터 장비는 원활하게 잘 작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안신증권연구센터에 따르면 파우치형 NCM622(니켈·코발트·망간 비중 6:2:2) 양극재 기준으로 에너지 밀도가 LG화학은 530와트시리터(Wh/L), SK이노베이션은 540Wh/L로 조사됐다. 배터리 수명인 사이클(전력을 모두 사용한 후 100% 충전한 횟수)에서 LG화학은 2000번 이상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500~2000번으로 나타났다. 6㎛ 동박 적용에 성공하면서 LG화학은 에너지 밀도와 수명에서 SK이노베이션을 앞설 수 있게 됐다.
SKC(KCFT)와 일진머티리얼즈 등 동박 업체도 LG화학에 공급할 6㎛ 제품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동박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과 같은 배터리 4대 핵심소재는 아니지만 전기차 생산량 확대로 인해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 글로벌 동박 시장 규모는 2025년 152만톤으로 2018년 9만톤 대비 17배 성장할 전망이다. 배터리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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