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장비 '턴키' 수주
조립 공정 시장도 공략
피엔티가 배터리 장비 사업을 강화한다. 전극 공정뿐 아니라 조립 공정까지 공략한다. 이미 삼성SDI와 LG화학에 배터리 소재의 양극과 음극 탭(Tab)을 만들기 위한 노칭(Notching) 장비 공급에 성공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삼성SDI는 국내 천안과 중국 톈진 공장에 공급됐다. LG화학의 경우 중국 남경,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이 대상이다. 소형은 물론 전기차(EV)에 주로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 생산 라인에 적용됐다. 양사 모두 20여대 규모로 전해졌다. 금액은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노칭 장비 대당 가격이 20억원 내외라는 점에서 수백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피엔티는 전극 공정용 코터 장비 전문 업체다. 노칭과 같은 조립 공정 장비를 국내 배터리 셀 업체에 공급한 것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선행 개발을 시작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장비 공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을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장비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연구·개발(R&D) 단계다.
노칭 장비는 전극 공정 바로 뒤에 위치한다. 배터리 소재를 프레스나 레이저 등으로 자르는 역할을 한다. 빠르고 정확하게 탭을 만들어야 한다. 이 탭 여러장을 포개고 분리막을 끼워넣으며 배터리 셀이 구성된다. 배터리 소재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전극 공정 업체가 유리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노칭 장비는 생산 라인 하나당 2대, 4대가 짝을 지어 설치되고 공장 가동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며 "배터리 산업 초기에는 캐논, 히라노 등 일본 업체가 주도하다가 2000년대 이후부턴 국산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피엔티가 조립 공정 장비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체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이 시장은 디에이테크놀로지, 엠플러스, 필옵틱스, 유일에너테크, 에스에프에이 등이 진출한 상태다. 배터리 장비 전문 업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에서 넘어온 기업도 있다. 조립 공정은 1개 공정용 장비만 가지고는 경쟁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 '턴키' 수주가 필수다. 피엔티가 스태킹 장비 R&D를 진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관계자는 "배터리 셀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 조립 공정 장비 시장은 턴키 수주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격, 성능, 기술 등 차별화 요소가 있어야 꾸준한 수주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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