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해 배터리 사업 매출 15조원을 내걸었다. 지난해 기록한 8조3503억원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10조원)은 전기차(EV)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시설투자(CAPEX) 일부를 지난해 앞당겨 집행했다. 3조8000억원 규모다. 올해는 다소 줄어든 3조원 가량 투자가 이뤄진다.
지난해 LG화학 배터리 사업은 롤러코스터였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해 연초부터 1479억원의 적자를 봤다. 3분기 712억원으로 반등했지만 ESS 화재 충당금이 발생하면서 최종 45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초 목표였던 매출 10조원 달성에도 실패했다. 전사 매출도 목표인 32조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 28조6250억원을 나타냈다.
올해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수다. 1분기 석유화학부문과 전자사업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와 시황 악화가 예상된다. 이미 중국 공장은 가동률 조정에 들어갔다. 다만 분기를 거듭할수록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낙관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전체 실적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개선되고 상반기 배터리 신규 생산라인이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가동에 들어가면 매출, 수익성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화된 유럽 환경규제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장승세 전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주요 OEM의 친환경차 판매는 작년 대비 2.5배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캐파(CAPA) 투자, 신규 생산라인 램프업(생산량 확대) 등이 겹치면서 당분간 실적은 상승과 하락을 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 수 후반이 목표다.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차와 e모빌리티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대비한 투자도 염두에 뒀다. 중국 배터리 업체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3.4% 증가한 35조 3000억원으로 잡았다. 시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6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도 정리한다.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원론적 입장이다.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폴란드 공장 안정화는 하반기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