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서울반도체와 세미콘라이트 수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 업체는 자외선(UV) LED 칩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3일 복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이노텍의 기존 UV LED 칩 고객사는 새 공급처를 찾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이노텍이 지난해 10월 고객사 등에 UV LED 칩 등의 사업을 올해 상반기에 중단한다고 알리면서 기존 고객사는 새 공급업체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UV LED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활용하는 LED다. 파장에 따라 세균·바이러스를 없애고, 특수 물질과 화학 반응해 물·공기·표면 살균, 의료·바이오, 경화·노광 등에 사용할 수 있다. UV-A(파장 315~380nm)는 인쇄회로기판(PCB) 노광이나 경화 등 생산라인에서, UV-C(250~280nm)는 가전기기 살균 등에 주로 사용한다. UV LED는 친환경적이고 내구성이 우수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기술 난도도 일반 조명용 LED보다 높다.
국내에는 LG이노텍과 서울반도체, 세미콘라이트 등이 UV LED 칩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1위 LED 기업 일본 니치아와 나이트라이드도 UV LED 칩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국내 UV LED 칩 시장 점유율은 LG이노텍이 가장 높다. 다음으로 서울반도체, 세미콘라이트 순이다. LG이노텍이 사업에서 철수하면 서울반도체와 세미콘라이트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반도체는 미국 UV LED 업체 세티 인수 등으로 UV-A부터 UV-C까지 파장별 UV LED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세미콘라이트는 UV-C 분야 플립칩 제품에 특화했다. 제조단가가 낮고 출력이 우수하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두 업체가 기존 LG이노텍 고객사의) UV LED 칩 대체 공급업체로 선정될 경우 이르면 2분기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LG이노텍의 기존 고객사가 다른 업체의 UV LED 칩으로 대체하려면 최소 수개월은 걸릴 전망이다.
가전제품 살균 등에 사용하는 UV-C LED 칩 교체기간은 비교적 짧을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UV-C LED 칩을 탑재한) 제품을 양산하려면 테스트와 모듈 개발, 장착 신뢰성 평가를 거친다"며 "대기업은 6개월, 중소기업은 3개월이면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류관리기와 칫솔살균기 등이 대표제품이다.
노광과 경화 등 생산라인에 사용하는 UV-A LED 칩을 대체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대폰의 경우 강화유리 등의 경화에 UV-A LED 칩을 사용한다"며 "칩을 바꾸면 고객사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이때 손실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부품 최종고객사가 애플이면 애플로부터 직접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고객사는 최소 수개월치 LG이노텍의 칩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른 업체 칩을 적용한 생산라인을 차례로 승인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이노텍이 UV LED 시장을 주도해왔기 때문에 LG이노텍의 사업 철수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자체 '이노UV'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UV LED를 적극 홍보해왔다"며 "경쟁사 입장에서는 LG이노텍의 사업 철수로 시장을 함께 키울 파트너가 없어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0월 주요 LED 대리점에 전장, UV, 조명용 LED 칩과 패키지 생산 중단 계획을 알렸다. 지난달 30일까지 최종 주문을 받고 4월 29일 해당 제품을 단종한다는 내용이었다. LG이노텍 LED 사업부에서는 차량용 모듈 등 일부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