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만 플레이나이트라이드와 중국 산안에 이어 대만 에피스타에서도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공급 받는다. 하반기 출시를 약속한 마이크로 LED TV 공급망 확대 및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에피스타를 마이크로 LED 칩 공급망에 포함했다. 지난해까지는 플레이나이트라이드와 산안 두 곳에서만 마이크로 LED 칩을 조달했다. 에피스타가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마이크로 LED 칩 납품업체도 세 곳으로 늘었다.
마이크로 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광원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전력 사용량이 적고 색재현이 뛰어나다. 크기도 기존 LED의 10분의 1인 100마이크로미터(㎛·0.001㎜)다. 다만 전사(Transfer) 등의 기술 난제와 한대당 1억원을 웃도는 마이크로 LED TV 가격이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삼성전자가 에피스타를 마이크로 LED 칩 납품업체에 포함한 것은 공급망 강화와 제품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양산에 들어가면 에피스타 등 세 업체에서 마이크로 LED 칩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규모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마이크로 LED 칩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삼성은 칩 외에 마이크로 LED 부품 및 재료업체와의 공급계약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행사에서 75·88·93·110인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 4종을 전시했다. 지난해 공개한 마이크로 LED TV 제품 라인업 1종의 네 배다. 삼성전자는 1월 전시한 마이크로 LED TV를 하반기 유럽, 북미, 중동 등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은 자사 마이크로 LED는 베젤, 사이즈, 화면비, 해상도 등에 제약이 없는 모듈러 기반 디스플레이라고 강조한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초점은 마이크로 LED 상용화의 주요 난제인 전사 및 수리 기술 등이다. 삼성은 전사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레이저 전사 기술 적용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러한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 노력 및 칩 공급업체 시장 침투 속도를 고려하면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디스플레이 세트 업체가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에 자극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디스플레이 업체는 현재 100㎛ 이상인 미니 LED 기술을 사용하는 120인치 이상 사이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이 큰 TV 시장에서 마이크로 LED 제품 입지가 단기간에 커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제품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려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