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PC용 중앙처리장치(CPU)에 대한 구체 윤곽이 드러났다.
국내에 공장을 둔 미국과 중국의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회사가 신규 패키지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2020년이면 애플이 독자 설계한 CPU가 맥PC에 탑재될 전망이다. 이미 애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자체 칩을 활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JCET스태츠칩팩코리아는 애플 주문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PC용 CPU 패키지를 개발 중이다.
형태는 이렇다. 패키지 기판 중앙에 CPU가, 양 옆으로 볼그리드어레이(BGA) 타입 D램이 탑재된다. 기판 위로 CPU와 BGA 타입 D램을 평면 배치한 뒤에는 하단 전극 절연을 위한 언더필 재료로 일본 나믹스 제품이 활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키지 상단에 올라가는 메탈 캡(뚜껑)은 다우와 신에츠 제품이 경합 중이다. 신에츠 재료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경우 칩 면적이 좁기 때문에 D램을 위로 쌓아올리는 패키지온패키지(PoP) 방식이 활용됐다. 그러나 PC용 칩은 면적이 비교적 넓어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이 같은 2.5D 패키지 방식이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D램이 바깥으로 빠져 있는 일반 PC용 CPU와는 달리 D램을 칩 패키지 속에 넣기 때문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도 빨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패키지 속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이 탑재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경우 데이터 연산 속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앰코코리아도 JCET스태츠칩팩코리아와 동일한 형태의 패키지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목표로 삼고 있는 양산 시기는 내년부터다. 웨이퍼 전공정은 대만 TSMC가 맡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4월 2020년 초부터 맥PC에 인텔이 아닌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 PC용 프로세서 개발 코드명은 칼라마타(Kalamata)다.
애플은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까지 모든 기기의 소프트웨어(SW)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PC 프로세서 개발도 이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의 운용 환경을 동일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애플은 그간 모토로라 68k, IBM 파워PC, 인텔 x86으로 맥PC 프로세서를 변경해왔다. 애플이 자체 CPU를 맥PC에 탑재할 경우 인텔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매출 비중은 크지 않으나 애플은 프리미엄 PC 시장에서 '상징성'이 높다. 타사도 인텔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자체 PC 칩 전략이 성공할 경우 다른 PC 업체도 ARM 아키텍처 계열 CPU 탑재를 고려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면서 "퀄컴이 ARM 계열 프로세서로 PC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