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산 공장·부지는 샤프, 장비는 애플에 매각
샤프, 하쿠산 공장에 LCD 생산시설 통합 예정
일본 JDI가 하쿠산 공장을 샤프에 매각한다.
28일 JDI는 홈페이지를 통해 하쿠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과 부지를 샤프에 3억9000만달러(약 46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또 JDI는 이곳 LCD 패널 생산시설을 '해외 고객사'에 2억8500만달러(약 3400억원)에 매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발표한 생산시설 매각가 2억달러(약 2400억원)보다 늘었다. 업계에선 이 '해외 고객사'를 애플로 본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에 따르면 JDI는 하쿠산 LCD 공장과 부지, 장비를 매각해 확보한 6억7500만달러(약 8000억원)를 애플에 진 빚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JDI는 지난 2015년 하쿠산 LCD 공장 건설에 필요한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 중 7억달러(약 8000억원)를 애플에서 선급금 형태로 빌렸다.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는 애플 요청으로 JDI 하쿠산 공장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도 애플에 센서와 카메라 모듈, LCD 패널 등을 공급한다.
샤프는 하쿠산 공장으로 아이폰용 LCD 패널 생산을 통합하고 애플에서 장비를 대여할 예정이다. 샤프는 앞서 가메야마 공장에서 LCD 패널을 생산해왔다. 가메야마 공장은 기존 공장과 함께 자동차 및 의료장비 등 새 고객사용 패널 생산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샤프는 앞으로 하쿠산 공장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생산 전진기지로 사용할 계획이다. 샤프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연구하고 있다. 샤프는 하쿠산 공장 내 미사용 부지에 새 장비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 내 미사용 부지 규모는 애플 아이폰용 LCD 공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샤프는 오는 10월 LCD 패널 사업부를 분사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한편 JDI는 당초 하쿠산 공장 매각을 지난 3월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지연됐다. 하쿠산 공장은 지난 2016년 말부터 가동했다. 월 최대 700만개의 중소형 LC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 주력 패널을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면서 하쿠산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7월부터 급감했다.
JDI는 하쿠산 외에 돗토리, 히가시우라, 이시카와, 모바라 등에 LCD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모바라 공장은 생산설비가 하쿠산 공장의 두 배 수준이고, OLED 등 고부가가치 생산시설이 있다. JDI는 모바일 사업부 자회사화를 검토해왔지만 이번 하쿠산 공장 매각으로 선급금 상환이란 목표를 달성해서 모바일 사업부 자회사화를 중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