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ASML 본사를 찾았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은 7나노(nm)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만드는 전 세계 유일한 회사다.
이 부회장은 피터 버닝크 ASML 최고경영책임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미팅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배석했다.
주요 내용은 ▲EUV 장비 공급계획과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과 향후 포스트 코로나19 대응 전략 등에 의견을 나눴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부터 EUV 기술 관련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협력해 왔다.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ASML 홀딩스의 지분 1.5%를 보유 중이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기존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ASML은 현재 최신형 EUV 모델인 ‘NXE-3400B’를 뛰어넘는 차세대 장비 ‘NXE-5000’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ASML 장비를 활용한 5나노 공정 기반 프로세서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를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