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급 업체 ASML이 3분기 39억5800만유로(약 5조32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29억8700만유로) 대비 32% 증가한 실적이다. EUV 장비 공급 증가에 매출 상승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은 12억1600만유로, 영업이익률은 30.7%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실적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4 분기에 36~38억유로 매출과 50% 이익률을 예상했다. 올해 연매출은 133억유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낮은 두 자리 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본사를 둔 ASML은 전세계 EUV 노광장비 공급을 하는 유일한 업체다. EUV 장비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빛을 정밀하게 가해 7나노미터(㎚, 7억분의 1m) 이하 회로선폭을 구현하는데 필수 장비다. EUV 장비는 대당 1500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에 속한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3분기에 코로나19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3분기에는 10대의 EUV 시스템을 선적했고, 14대의 EUV 시스템이 3 분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ASML 3분기 예약 매출액(Net Booking)은 29억유로다. 이 중 5억9500만유로가 4대의 EUV 장비로부터 매출이 발생했다.
현재 7나노 미만 공정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와 TSMC는 ASML의 최대 고객사다. 양사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으로 EUV 장비 구입을 늘리고 있다. ASML 매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3분기 ASML 국가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대만(47%), 한국(26%) 순이다. 즉, TSMC가 3분기에 삼성전자 보다 많은 EUV 장비를 구매했다는 것을 뜻한다.
ASML은 매년 EUV 장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2018년 18대, 2019년 26대를 생산했고, 2020년 30대 이상 생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1년에는 45~50대 수준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