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릴 솔리드 2.0
국내 배터리 팩 업체인 이랜텍이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진행 중이다. KT&G에 이미 제품을 공급했다. 혼다 전기스쿠터 배터리 팩과 함께 매출 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텍은 KT&G에 '릴 솔리드 2.0' 궐련형 전자담배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원통형 배터리와 배터리 보호회로, 메인 인쇄회로기판(PCB) 등을 만들고 말레이시아에서 최종 조립해 국내로 들여온다.
전자담배 사업은 올해 2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 3분기 누적으로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사 매출(7290억원)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 9월부터 제품 판매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배터리 팩, 스마트폰 케이스 등에서 벗어나 신사업으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내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창업주 이세용 회장의 장남 이해성 이랜텍 사장은 직원들에게 신사업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T&G에 제품을 공급하기 전부터 일부 직원들에게 직접 시연을 권하는 등 이해성 사장이 꼼꼼하게 사업을 챙겼다"며 "전자담배 설계부터 생산까지 직접 이랜텍이 진행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담배는 18650 규격 원통형 배터리(지름 18㎜, 높이 65㎜)와 보호회로, PCB 기판 등으로 이뤄진다. 궐련형 담배를 장착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배터리 팩과 비슷한 생산 기법이 적용된다. 담배에 열을 가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배터리 출력을 올려야 하고 사람이 손을 잡고 사용하므로 안정성이 최우선이다. 릴 솔리드 2.0은 연초 담배처럼 여러 차례 흡연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열을 고루 전달할 수 있으려면 배터리 관리 능력이 필수적이다. KT&G가 이랜텍을 눈여겨 본 이유다.
배터리 보호회로 업체 아이티엠반도체가 배터리 팩, 전자담배 ODM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랜텍과 마찬가지로 전기스쿠터 배터리 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중대형 배터리 사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이랜텍은 1982년 설립된 대희전자공업이 전신이다. 지난해 매출 7290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833억원, 영업이익은 104억원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실적은 내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혼다 전기스쿠터 배터리 팩, 전자담배 ODM 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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