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산화물(옥사이드) 특허를 발명한 전 임원에게 직무발명 보상금 5717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최대 1500억원 보상액을 요구했던 원고는 항소 의사를 밝혔다. 양측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박 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상무가 회사를 상대로 지난 2017년 제기한 직무발명소송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박 전 상무에게 직무발명 보상금 5717만원과 이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인 박 전 상무는 자신의 산화물 발명을 이용해 막대한 매출을 올린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신에게 특허 실시(적용)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일부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이 회사 측에 지급하라고 명령한 5717만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밝힌 관련 매출 1조9000억원의 0.003%에 불과하다. 원고가 지난 9월 변론기일에 직무발명 보상금으로 요구했던 1500억원과 비교하면 0.04% 수준이다.
박 전 상무가 개발해 특허로 등록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은 삼성디스플레이 6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들어갔다. 해당 패널은 애플 등의 태블릿 제품에 탑재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관련 기술을 적용한 패널로 올린 매출이 1조9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쟁점 발명의 매출 기여도, 그리고 직무발명 보상액 산출과정 등은 공개하지 않고 짧게 주문만 읽고 마쳤다.
법원은 원고가 주장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미래 매출 발생에 대한 직무발명 보상금은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자신의 산화물 특허가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 예정인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사용될 것이라며, 앞으로 발생할 매출에 대해서도 직무발명 보상금을 요구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4월 국내 특허를 포기하자, 원고는 해당 특허를 삼성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가 해당 특허를 앞으로도 독점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상무는 이날 "(법원이 인정한 직무발명 보상금이) 변호사 비용보다 적은 것 같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09~2014년 삼성디스플레이 재직 시절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TFT) 개발팀을 이끌었다. 박 전 상무가 이름을 올린 쟁점 특허는 △1. 박막트랜지스터 표시판 △2. 박막트랜지스터 및 이를 위한 산화아연계 스퍼터링 타겟 △3. 산화아연계 스퍼터링 타겟, 그 제조방법 및 이를 통해 증착된 차단막을 갖는 박막트랜지스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2번과 3번 국내 특허를 포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변호인은 "앞으로 사용하지 않을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특허 포기 신청서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 측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 포기 카드에 대해 "보상액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소송 초기 삼성디스플레이는 박 전 상무가 해당 특허 발명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른 직원이 해당 기술을 개발했으나 박 전 상무가 지위를 이용해 회사 특허시스템에서 이른바 '셀프 특허 출원'을 했다는 것이었다. 박 전 상무는 재판 증인으로 나왔던 삼성디스플레이 소속 '진짜 발명자'가 위증을 했다며 형사 고소한 상태다.
직무발명보상은 사용자(기업)와 발명자(직원) 사이 이익 균형을 꾀하는 제도다. 직원 발명이 특허로 출원(신청), 등록, 실시(제품 상용화)하거나 제3자에게 처분(매각)하면 회사는 그에 따른 보상을 발명자에게 해야 한다.
위 기사와 관련하여 아래 청와대 국민청원글도 한번 읽어봐 주시고 동의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www1.president.go.kr/petitions/594512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