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신임 CEO, 인텔 엔지니어 출신
인텔이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한다고 밝혔다. 오는 2월 15일자로 밥 스완 CEO가 인텔에서 물러나고, VM웨어 CEO 출신인 팻 겔싱어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밥 스완 CEO는 2016년 인텔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다. 2018년 전임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가 해고된 후, 밥 스완은 임시 CEO직을 7개월간 역임했다. 2019년 1월 정식 CEO에 올랐으나 2년만에 CEO에서 내려오게 됐다. 스완 CEO는 인텔에 합류 전에 이베이에서 9년 동안 CFO로 근무한 경력을 보유한 재무전문가다.
팻 겔싱어 신임 CEO는 인텔 출신으로, 10년만에 인텔로 복귀한다. 겔싱어 신임 CEO는 18세 때 인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30여년 간 근무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올랐다가 2009년 퇴사했다. 이 후 EMC에서 근무하고, 2012년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VM웨어의 CEO로 임명됐다.
겔싱어 신임 CEO는 회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인텔에서의 경험이 내 전체 경력 형성에 도움을 줬다"며 "디지털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현식의 시기에 CEO 역할로 인텔에 돌아온 것은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교체는 인텔이 기술력 정체와 고객사 이탈 등으로 위기를 겪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최근 인텔은 미세공정 기술에서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에게 밀리고 있다. 인텔은 7나노 미만 공정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주요 고객사였던 애플이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자체 개발해 지난해 자사의 컴퓨터에 탑재해 출시했다. 아마존과 구글도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용 칩을 개발하며 인텔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지난 1년동안 인텔의 시가총액은 과거 큰 격차를 보였던 엔비디아에게 추월당했다. 경쟁사인 AMD는 시장 점유율에서 인텔과 격차를 좁혀오면서 인텔의 위기론이 가중됐다. 2020년 반도체 업계의 주가가 평균 약 50% 급등한 것에 비해 인텔은 17%나 하락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말 인텔의 서드포인트는 인텔에게 생산부분을 털어내고 구조조정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에게 7나노 미만 공정 위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CEO 교체는 서드포인트의 요구사항이 아니라 인텔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오마 이쉬라크 인텔 이사회 의장은 "지금이 리더십을 바꿀 적절한 시기라고 결정했다"며 "이사회는 재정보다는 기술 배경이 더 많은 사람을 원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13일 인텔의 CEO 교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텔의 주가는 최대 13%까지 올랐다. 인텔은 오는1월 21일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