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솔루션사업부 신규 시설투자 전년비 14%↑
中오필름 애플 공급망 탈락으로 LG이노텍 수혜
'센서 시프트 적용' 아이폰 신제품 3종으로 확대
LG이노텍이 애플 카메라 모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예약했다. 중국 오필름의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 탈락으로 LG이노텍의 반사이익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17일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사업부의 5478억원 신규 시설투자 계획을 공시했다. 이 사업부는 애플에 납품하는 카메라 모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회사는 "광학솔루션 사업 경쟁력 확보 및 강화"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매년 초 광학솔루션사업부 신규 시설투자를 공시했다. 최근 3년간 투자 규모는 2018년 2821억원, 지난해 4798억원, 올해 5478억원이다.
LG이노텍이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비 14% 늘린 것은 애플 공급망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은 2년을 주기로 카메라 사양을 크게 강화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 신제품은 카메라 기술 변화폭이 작다. 하지만 애플 카메라 모듈 협력사가 세 곳에서 두 곳으로 줄었다. 오필름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침해 혐의로 지난해 하반기 애플 공급망에서 탈락해 올해 LG이노텍과 샤프(대만 폭스콘에 인수)가 해당 물량을 넘겨 받는다.
LG이노텍은 그간 아이폰 상위 라인업 중심으로 카메라 모듈을 납품했지만 앞으로는 오필름이 맡았던 아이폰 하위 라인업 카메라 모듈도 공급한다. LG이노텍의 애플 카메라 모듈 시장 점유율은 기존 50% 내외에서 50% 중후반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샤프 점유율도 30% 중반에서 40%까지 상승이 예상된다. 오필름 점유율은 10% 후반대였다.
동시에 올해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 신제품 4종 중 3종이 '센서 시프트' 기술을 적용할 전망이다. 센서 시프트는 렌즈가 아니라 이미지 센서를 통해 손떨림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에선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2프로맥스에만 센서 시프트를 탑재했다. LG이노텍의 이번 투자는 센서 시프트 확대 적용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 시리즈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것도 LG이노텍에 호재다. 여러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아이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0% 많은 2억4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 LG이노텍으로선 전체 시장 크기와 점유율 확대를 모두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애플은 올해부터 카메라 모듈 최종 조립(얼라인먼트) 공정을 폭스콘 등 아이폰 제조사에 맡길 예정이다. 기존에는 LG이노텍 등 카메라 모듈 업체가 광각·망원 같은 카메라 단품을 만들고 이를 멀티 카메라 모듈 결합까지 마쳐 납품했다면, 올해부터 카메라 모듈 업체는 카메라 단품만 납품하고 모듈 최종 조립은 폭스콘 등이 맡는다.
LG이노텍은 오필름 공급망 탈락에 따른 물량 상승과 센서 시프트 확대 적용 등으로 최종 조립 공정 매출 감소를 상쇄할 전망이다. 지난해 회사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전년비 24% 오른 6조7788억원이다. 올해는 이보다 10% 상승한 7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에선 본다.
앞서 지난해 7월 오필름은 미국 상무부가 지정한 중국 인권침해 기업 11곳에 포함된 뒤 애플 공급망에서 탈락했다. 애플은 새로운 카메라 모듈 협력사를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