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화규소(SiC) 방식으로 진행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조달처를 두고 삼성SDI가 엠케이전자, 동진쎄미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당초 이 실리콘 음극재는 중국 BTR가 단독 생산했다. 추가로 한솔케미칼이 국내에 공장을 짓고 삼성SDI에 공급하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삼성SDI가 신규 조달처로 엠케이전자, 동진쎄미켐을 후보로 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한솔케미칼은 국내 실리콘 음극재 공장 건설을 투자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올렸다. 만약 삼성SDI가 엠케이전자를 1차 공급사로 선정한다면 한솔케미칼은 위기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공장 건설을 위해 2023년까지 137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삼성SDI가 각 업체의 기술 개발 수준, 양산 능력, 보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이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케미칼이 실리콘 음극재 사업화 전에 여러 고객사 후보와 접촉한 것이 삼성SDI 귀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삼성SDI 내부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여러 차례 내비친 상태"라고 전했다.
음극재는 양극에서 발생한 리튬이온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리튬이온이 스며들기 때문에 안정적인 구조가 필수다. 단단한 탄소(C)로 이루어진 흑연을 주로 썼다. 다만 흑연은 에너지 밀도가 그램(g)당 372밀리암페어(mAh)에 그친다.
탄소는 원자 6개로 리튬이온 원자 1개를 담을 수 있다. 이와 비교해 실리콘은 규소(Si) 원자 5개로 리튬이온 원자 22개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신 흑연보다 내구성이 떨어진다. 순수한 실리콘을 사용하지 못하고 흑연에 일정 양만 첨가해 사용하는 이유다.
실리콘 음극재는 산화규소(SiO×)계, 질화규소(SiN×)계, 탄화규소(SiC)계 등으로 나뉜다. 삼성SDI는 그간 사용하던 산화규소계 대신 탄화규소계 제품을 신규로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전문가는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엠케이전자가 오랫동안 탄화규소계 실리콘 음극재 개발을 진행했고, 삼성SDI가 우선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동진쎄미켐도 같은 기술을 개발했지만 삼성SDI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사용하는 실리콘계 음극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개발했다. 2015년경 중국 대형 배터리 소재 업체 BTR에 기술을 전수해주며 단독 공급계약을 맺었다. 초기 기술은 산화규소계로 알려졌다. 1세대(실리콘 함유량 2%) 제품은 2018년 배터리부터 적용됐다. 올해 2세대(7%)가 상용화될 예정이다. 3세대(10%) 제품 상용화 시기는 202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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