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회사인 마그나(MAGNA)와 전장부품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을 세우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용 전장부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시장에선 두 회사의 합작법인이 '애플카'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란 얘기가 도는 등 기대감이 높았다.
그로부터 7개월. LG마그나는 아직도 출범 전이다. LG전자는 이달 9일께 합작사 설립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결론적으로 'LG마그나'는 이르면 이번 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마그나의 합작사 지분투자 결정이 당초보다 늦어져 이번 주중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마그나는 이번 주중 합작법인 지분거래를 마무리하고, LG마그나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마그나가 합작법인 지분 매매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LG전자에 전달했고, 양사가 이번 주중 합작사 출범을 공식화할 예정"라고 전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일 전기차부품 사업 중 일부를 물적 분할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가칭)'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를 설립했다. 마그나 측은 신설법인의 지분 49%를 이번 주중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가액은 당초 계약에 따르면 4억5300만달러(약 5210억원)이다.
LG마그나 출범이 늦어진 이유와 관련해선 말들이 많다. 당초 LG마그나 합작법인 출범시점은 7월9일이었다. 지난 1일 LG전자가 전장사업 중 일부를 물적 분할하면서 밝힌 시기가 이 때다. 물적 분할 후 신설법인 지분을 51(LG전자) 대 49(마그나)로 보유한다는 조건이었다. 정원석 LG전자 VS사업본부 그린사업담당 상무(54)를 신설 합작법인 LG마그나의 초대 대표이사로 낙점도 해놨다. 그런데 당초 출범 시점보다 3주 가량 늦어진 것이다.
시장에선 LG전자와 마그나 간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마그나 측이 합작법인 지분 매입 과정에서 LG전자와 인수가액을 두고 다른 안을 제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합작사의 주요 타깃 시장을 두고서도 양사간 이견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마그나는 합작사 설립 이후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e-Drive(파워트레인) 사업을 확대하자는 입장인 반면 LG전자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지난 1일 이사회를 통해 엘지마그나의 대표이사 선임을 완료하고, 곧바로 마그나와 지분 매매 절차를 진행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마그나가 태도를 바꿔 예상보다 공식 출범 일자가 늦춰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2주 넘게 끌어온 협상은 지난주 마그나가 당초 계획대로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번 주 내로 합작사 설립을 위한 최종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마그나가 신설법인 지분을 인수하면, LG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주요 경영진을 선임할 방침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LG전자가 이달 1일 금융감독원에 합병 종료보고서를 제출한 뒤 시장과는 별다른 소통을 하지 않아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며 "LG전자가 전장 부품 시장에서 아직은 입지가 약한 만큼 마그나가 사업을 주도하려고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주중 마그나와의 합작사 출범 발표와 함께 차후 별도의 IR 행사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전자 IR 측은 "지금은 29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회에 전념하고 있고 엘지마그나 합작사 출범과 관련해 별도의 투자자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전장 부품 사업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엘지마그나와 관련된 부분은 시장과 적극 소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전기차 부품 사업 부문(Vehicle Component Solutions) 중 ▲모터/PE(Power Electronics) ▲배터리 히터 ▲DC 충전박스 ▲배터리 팩 부품 등의 사업을 물적분할해 마그나와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엘지마그나는 주요 완성차 제조사 및 전기차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글로벌 업체들(애플 등)에 파워트레인 외에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헤드램프 등 전기차 관련 부품을 대거 판매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내년부터 손익분기점을 돌파해 2023년에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