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로 '경쟁력 확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신소재를 활용한 전력반도체 신규 팹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한다. 전기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등 시장 수요에 맞춰 전력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합작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는 지난달 스웨덴 노르셰핑 팹에서 처음으로 200mm SiC 웨이퍼 생산을 시작했다. 그간 ST는 이탈리아 카타니아와 싱가포르 앙모키오에 위치한 두개의 150mm SiC 팹에서 전력반도체를 양산해 왔다.
ST는 신규 팹을 통해 SiC 대량생산 체제 전환을 목표로 한다. ST는 "새로운 SIC 웨이퍼 시설 구축을 통해 2024년까지 SiC 웨이퍼 생산의 40%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라며 "200mm 웨이퍼는 150mm 웨이퍼 보다 거의 2배에 달하는 가용면적을 제공하기 때문에 칩을 1.8~1.9배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로옴세미컨덕터는 지난해 12월 후쿠오카현 치쿠고 지역에 아폴로 팹을 준공하고, 이달 초 200mm 웨이퍼 기반의 SiC 전력 반도체 평가를 시작했다. 가동은 내년부터다. 이후 2024년부터 SiC 전력반도체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로옴은 중장기적으로 SiC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독일 인피니언은 오스트리아 빌라흐 300mm 전력반도체 신규 팹 가동시기를 당초 올해 말에서 9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빌라흐 팹에서는 SiC, GaN 기반의 다양한 전력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인피니언은 지난 3일(현지시간) 2분기 컨콜에서 "SiC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올해 SiC 매출이 전년 보다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SiC 매출 목표가 1억7000만유로(약 2308억원)"라고 밝혔다.
넥스페리아는 GaN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기존 2개의 팹에 증설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12~15개월간 7억달러(약 7924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넥스페리아의 독일 함부르크 팹(200mm 웨이퍼)은 현재 월 3만5000개 이상의 생산량을 내년 중반부터 20% 늘릴 전망이다.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트렌치모스(TrenchMOS) 전용 200mm 팹은 현재 월 2만4000개의 생산량이 내년 중반까지 10% 높아지게 된다.
SiC 및 GaN 반도체는 실리콘(Si)에 비해 3배나 넓은 밴드갭을 갖추고 전력 효율성과 내구성이 더 뛰어나다. 실리콘 기반 전력반도체보다 소형화가 가능해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부상 중이다. SiC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 인버터, 전기자동차, 모터 드라이브 분야에 적용된다. GaN는 전원공급장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무선통신(RF) 장비, 전기자동차 등으로 적용범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장점으로 SiC 및 GaN 전력 반도체는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SiC 반도체 시장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해 2025년 25억달러(2조76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GaN 전력 반도체 시장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70% 성장해 2026년 11억달러(1조2586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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