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SiC 전력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지분투자에 나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4월 자회사 SK실트론을 통해 국내 소재 전문 업체 테라온 지분 10.77%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 인수가는 약 14억5000만원이다.
테라온은 설립 3년차의 신생 기업이다. 전기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탄소나노(CNT) 기반의 고효율 발열 소재 및 유연 필름히터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벤처기업이다. SiC 전력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고상 접합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패키징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업들과 품질인증도 진행 중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Si(Silicon·규소) 대비 밴드갭이 3배 높은 SiC(Silicon Carbide·탄화규소)로 만든 반도체로, 전기차 등의 전력을 공급·제어·변환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특히 SiC 전력반도체는 고온과 고전압의 극한 환경에서도 98% 이상의 전력변환효율을 유지하는 등 내구성과 안정성, 범용성을 고루 갖춰 차세대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규모(IHS 마킷, 욜 디벨롭먼트 기준)는 2020년 7억달러에서 2030년 100억달러(약 11조2850억원)로 1329%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지난해 SK실트론을 통해 미국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고, 올해 1월에는 투자전문회사 SK㈜를 통해 국내 SiC 전력반도체 제조사 '예스파워테크닉스'의 지분 33.6%(268억원)를 인수하는 등 SiC 전력반도체 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이번 테라온 지분투자도 SiC 전력반도체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 SK㈜는 예스파워테크닉스 투자 발표 당시 "SK는 전기차, 수소차 등의 필수 부품으로 시장 수요가 폭증하는 SiC 전력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며 "앞으로 SK는 연구개발 지원 및 설비 증설 투자 등 예스파워테크닉스 고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그룹 내 반도체 및 웨이퍼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방안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라온은 지난해 국내 대기업과 거래를 트면서 첫 흑자를 냈다. 작년 결산 기준으로 총자산 증가율은 138.94%, 매출액 증가율은 730.58%에 달한다.
☞ 용어설명 : 밴드갭(band gap)
밴드갭은 전자가 존재하는 에너지 레벨과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에너지 레벨 사이의 차이를 뜻한다. 반도체의 경우, 전자가 모여 있는 부분과 전자가 전혀 없는 부분이 밴드갭이란 공간을 두고 있으며, 이 공간을 전자들이 돌아다니면서 동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