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원문>
인터뷰 진행: 한주엽
출연: 레드일렉 이종준 심사역
-이번에는 레드일렉의 이종준 심사역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종준입니다.”
-오늘도 투자 딜 건에 관해서 얘기하러 나오셨죠?
“네. 오늘은 SK의 테라온 투자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테라온 투자라면 작년 얘기 아닙니까?
“네. 작년 4월에 SK실트론이 테라온에 14억5000만원을 투자했고, 당시에 취득 지분율이 10.77%, 편의상 11%라고 하겠습니다.”
-맞아요. 저도 작년에 보도 나오고, 그쪽에서 공시도 했으니까 기억나는데 물론 14억 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이 아니지만, 서울에 아파트 한 채 값 아닙니까? 어떤 지역에서는. 근데 SK 규모에서 볼 때 투자 금액이라고 하면 그렇게 크지 않은 금액인 거 같다고 생각이 얼핏 드는데 이거 지금 또 얘기하는 이유는 뭡니까?
“콜 옵션 기한이 9월 말까지라서 그렇습니다. 콜 옵션 행사 기간이 작년 10월부터니까 절반이 지났습니다.”
-콜 옵션이라고 하면 투자 주체가 SK실트론이죠?
“네.”
-SK실트론이 테라온 주식을 더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거 아닙니까? 근데 아까 11% 지분 말씀하셨는데 콜 옵션으로 테라온 지분을 얼마나 더 사오겠다는 얘기인 거에요?
“75.28%. 만약 콜 옵션을 모두 사용한다고 하면 지분율이 86%로 늘어나게 되고 그럼 최대 주주가 바뀌는 거죠.”
-콜 옵션 행사하게 되면 SK가 테라온의 최대 주주가 되는 건데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저는 가능성이 좀 높을 거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콜 옵션을 다 행사하면 지분율이 86% 되는데 이게 좀 SK답지 않달까? SK는 투자해서 인수하기로 했으면 지분을 거의 전량 인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테라온이라는 회사 자체는 스타트업이고 대표이사 창업자의 지분을 남겨놓으려고 했던 거 아닐까요? 지난주에도 저희가 말씀드렸지만, 예스파워테크닉스도 결국은 일부 지분들을 남겨놓고 지분 투자하지 않았습니까?
“네. 그랬다가 나중에는 지분을 95%까지 확 늘려서 사기로 했었죠.”
-어쨌든 테라온에 작년에 투자했고, 11% 정도 지분 가져갔고, 올해 콜 옵션이 있는데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심사역님이 보시기에는 할 거 같다는 것이고, 그러면 테라온이라는 회사는 사실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아요. 상장회사도 아니고, 비상장 회사인 데다가 설립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회사인데.
“2018년에 설립됐으니까요.”
-얼마 안 됐네요. 무슨 기술을 가진 회사에요?
“탄소잉크에 대한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탄소잉크라고 하면 감이 잘 안 오는데 어디에 쓰입니까?
“면상 발열체를 만들거나 화합물 반도체를 패키지할 때 쓰입니다.”
-우리가 좀 내용이 굉장히 어렵게 들어가는데 이게 쉽게 설명해서 거두절미하고 어떤 제품에 들어가는 기술이에요?
“이게 전기차에 들어갈 수 있어요.”
-기존의 전기차에 들어가서 어떤 소재를 대체하게 되는 겁니까?
“네.”
-어떤 겁니까?
“면상 발열체부터 말씀드리면 히터를 대체하게 됩니다. 보통 내연기관차는 엔진에서 열이 나고 그 열을 폐열이라고 해서 그 폐열을 차 안으로 유입시켜서 히터를 하게 되는데 전기차는 폐열이 없지 않습니까?”
-전기모터 돌리니까 열이 없겠죠. 없나요? 조금 있나? 돌아가면 조금 있긴 할 거 같은데 별로 없다. 엔진은 석유를 폭발시켜서 하고 나면 열이 나니까 그걸 우리가 히터로 썼는데 어떻다는 거죠?
“전기차의 우려라는 게 배터리의 잔량인 거고,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해서 폐열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히터를 쓸 때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거고, 그런 곳에 에너지를 쓰면 추운 날에 가뜩이나 배터리 자체 용량도 줄어드는데 배터리 소모가 가속화되고 그러니까 그런 우려가 현실화하는 거죠.”
-주행거리가 길어야 하는 데 겨울 되면 가뜩이나 용량도 조금 줄어드는데 왜 줄어드는지는 제가 이수환 기자한테 나중에 물어볼 텐데 용량도 줄어드는데 히터까지 켜니까 전기를 더 먹으니까 겨울에는 주행거리가 더 짧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 회사에서 하는 면상 발열체는 전기를 좀 덜 쓰면서 열을 더 낼 수 있는 그런 겁니까?
“그게 핵심입니다. 여기서 면상 발열체니까 면은 우리가 점, 선, 면 할 때 그 면이고, 상은 상하, 위아래, 그리고 발열은 열이 나는. 그러니까 면 위에서 바로 열이 난다. 그런 메커니즘인데 필름에다가 탄소잉크를 프린팅으로 쭉 면으로 바르게 되고, 예를 들어서 자동차 시트 같은 곳에서 이 면상 발열체를 쓸 수가 있다. 이렇게 됩니다.”
-지금도 히팅 시트는 있지 않습니까?
“지금 히팅 시트가 있는데 그거는 열선 시트라고 해서.”
-그렇죠. 열선이 이렇게 들어가 있죠.
“그리고 핸들에도 열선 시트로 된 핸들 열선. 근데 이거는 열선이 아니라 면으로 발열하게 되니까 효율도 높고, 승온, 온도를 올리는 시간도 짧아지게 됩니다. 거기에다가 전기도 덜 쓰게 되고.”
-여기 창업자와 접촉하셨던 적이 있습니까?
“네. 제가 여기 창업자인 김은진 대표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2016년에 기자로 일할 때였는데 김은진 대표는 당시에 전자부품연구원에 계셨습니다.”
-지금 전자기술연구원으로 바뀌었죠. KETI. KETI에서 연구하던 거를 갖고 창업한 겁니까?
“네. 그때만 해도 제가 거리에 전기차도 별로 없고 해서 그렇게까지 감은 잘 안 왔는데 격세지감이 느껴지고, 당시 KETI는 BMW랑 연구를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은 국내 자동차 회사나 이런 쪽이랑 연구하고 있는 게 있습니까?
“그렇죠. 그때 KETI는 그랬고, 테라온 같은 경우에는 현대차하고 연구했는데 테라온의 면상 발열체를 써본 현대차의 최고위급 임원이 한국의 온돌방 정신을 제대로 구현했다. 이런 식의 말과 함께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했는데 그만큼 뜨끈하고 편안했다.”
-저희 제목에 이미 정의선이라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게 있죠? 이 회사에서 가진 기술. 어떤 겁니까?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에 쓰이는데 여기서 말하는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 카바이드로 만든 반도체가 되고, 실리콘 카바이드로 만든 반도체 칩을 본딩, 붙이는 거죠. 본딩할 때 여기 테라온의 탄소잉크 관련된 소재가 들어갈 거고, 이것도 결국엔 전기차를 노리게 됩니다.”
-이것도 결국 전기차네요. 보니까. 요즘 전기차들 몇 년 뒤면 내연기관차 안 내놓는 브랜드도 많이 생길 거 같은데 전기차 쪽을 노리는 이런 신소재를 하는 기업들이 꽤 많아지고 있는 거 같네요.
“제가 2016년에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때부터 지금까지 격세지감이 느껴지는데 아마도 부품이나 소재에 계신 분들은 많이 느끼고 계시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보통 산업이라는 게 핵심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부품이나 소재가 개발됐는데 예전에는 TV가 그랬고,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전기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SiC 칩 패키지 본딩이 기존의 실리콘하고 좀 많이 달라진 게 있나 보네요. 본딩 소재도 달라진 거 보면.
“SiC 같은 경우에는 실리콘으로 만든 칩보다 열전도도가 훨씬 좋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SiC는 내열성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뜨거워질 수 있는데도 열전도도가 높다 보니까 오히려 열이 주위로 빠르게 퍼지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주위 부품들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그러니까 주위의 열을 빼줘야 합니다. SiC보다는.”
-그럼 SiC 소자가 많이 쓰이는 전기차 시장이 됐을 때는 앞으로 그 주변의 열을 빼주는 솔루션, 소재 이런 것들에 대한 개발이라든지 그런 기술을 찾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이뤄질 거라고 보는데 이게 결국은 다 어쨌든 전기차로 가기 때문이다.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SiC에 대해서 우리가 얘기하다 보면 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주요한 이벤트들이 좀 있었습니까?
“네. 그러니까 상징적인 일이 있었는데 지난달 말에 울프스피드가 세계 최초 200mm 실리콘 카바이드 SiC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되면 기존 150mm 크기 웨이퍼로 만들 때보다 생산 단가가 크게 내려가고, 이렇게 크기가 큰 웨이퍼를 쓰게 된 게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울프스피드라고 하니까 좀 생소한데 크리라는 기업하고 관련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크리가 사명을 울프스피드로 바꿨습니다. 작년 말에 바꿨는데 그러니까 크리 같은 경우가 히스토리를 설명해 드리면 2015년에 울프스피드를 만들었는데 그때 SiC랑 질화 관련 화합물 반도체를 떼서 울프스피드를 만들었고, 크리는 LED 사업도 예전부터 많이 했었으니까 그렇게 가지고 있고.”
-옛날에 하여튼 독일에 팔려고 했다가 못 팔았던 거죠.
“2016년에 독일 인피니언에 울프스피드를. 그러니까 2016년에 이것도 비슷하게 하는데 그 당시에도 SiC 관련된 시장이 열린다고 아마도 판단하지 않았던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좀 들고요.”
-미국 정부에서 막아서 못 판 거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고성능 칩이다 보니까 위성이나 국방 관련된 기술에 쓰이고 그러면 안보랑 관련이 있죠. 그렇게 됐는데 어쩌다 보니까 대신 울프스피드가 인피니언에 RF 무선 통신 칩을 오히려 인수합니다. 그쪽 사업을 인수했고,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서 2019년에 당시 크리였죠. 사명을 바꾸기 전이니까. 그때 1조 원대 투자를 발표했고, 그때 투자가 지난달 말에 가동된 200mm SiC 팹. 이게 포함됐던 겁니다.”
-200mm 팹은 혁신적인 거죠? 처음이죠? 그전에는 150mm?
“네. 150mm가 가장 큰 크기였고. 그러니까 아마도 크기를 크게 키울 수도 있었는데 시장이 안 열렸기 때문에 저희가 방금 설명해 드린 대로 사업을 팔려고도 했었고 그런 일련의 활동이 있다가 아마 2019년도에 크리는 이게 전기차 덕분에 열리겠다고 보고 1조원대 투자를 발표했던 거고, 크리는 2020년에 원래 갖고 있던 LED 사업을 우리 돈으로 3,000억원가량에 팔아버립니다. 그러니까 회사가 사업 방향을 완전히 바꾸게 되고.”
-전기차 쪽으로?
“네. 그러면서 이름도 그냥 원래 자기들이 그쪽에 사용했던 브랜드인 울프스피드로 바꾸게 됩니다.”
-그게 이름이 있었군요? 울프스피드라는 브랜드로 이 사업을 하긴 했었는데.
“그렇습니다.”
-완전히 전기차 쪽 시장을 바라보고 우리는 가겠다고 하는 건데.
“그러니까 전기차랑 무선 통신. 그러니까 5G까지 같이 가는데 현재로서는 전기차 시장이 훨씬 클 거로 봅니다.”
-지금 ST마이크로도 SiC 소자 하죠?
“그렇습니다.”
-아까 인피니언 말씀하셨는데 인피니언도 하고 있고. 인피니언이 우리나라에서 거래가 되게 많이 있는 거로 저는 아는데 현대차 이런 쪽에서 인피니언 칩을 씁니까? SiC.
“그러니까 현대에서도 최근에 나온 아이오닉5. 현대랑 기아랑 같은.”
-플랫폼 쓰니까?
“기아의 EV6. 여기 인피니언의 SiC가 들어갔습니다.”
-테슬라가 ST마이크로 거 쓰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200mm 팹을 발표한 울프스피드는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와 다년 계약을 맺었고요.”
-지난주에 저희가 말씀드렸던 예스티의 자회사였던 예스파워테크닉스 SK가 인수해갔죠. SiC 제품을 만들어서 양산해서 현대차에 넣으려면 그쪽은 먼저 인피니언하고 경쟁해야겠네요?
“그렇습니다. SK가 그런 걸 살펴보면 테라온도 지분 투자했고 예스파워테크닉스도 그렇고 결국에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넓혀가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M&A로?
“네. 그리고 전기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를 SK온이 이미 배터리를 하고 있고, 현대차에도 공급하고 있으니까요.”
-얘기가 굉장히 멀리까지 왔는데 어쨌든 테라온 얘기를 하면서 콜 옵션에 대해서 다시 물어볼게요. 어떻게 할 것으로 봅니까? 행사할 것으로 봅니까? 안 할 것으로 봅니까?
“행사 시기가 절반 정도 지났고 하니까 테라온에 관해서는 판단을 내렸을 거고 가까운 시일 내에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모르지만 행사했을 수도 있죠. 어쨌든 다음 주에도 이런 얘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