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식 검사장비 업계가 주요 부품 중 하나인 머신비전 카메라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머신비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공정에 활용되는 광학식 검사장비 업체들은 최근 산업용 카메라를 비롯한 부품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 광학식 검사장비는 광원으로부터 조명되는 빛을 제품에 투과 또는 반사해 이미지를 산출하고, 이를 양품과 비교해 제품의 결함을 찾아내는 장비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인지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광학식 검사장비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머신비전'이다. 머신비전은 고해상도 카메라와 이미지 프로세서, 분석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머신비전 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와 달리 마이크로미터(μm) 단위까지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며, 고온의 공정 환경에서도 대량의 이미지를 정상적으로 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촬영 결과는 프로세서를 통해 2D·3D 등의 이미지로 처리된 후 분석 소프트웨어로 보내진다. 알고리즘을 내장한 소프트웨어는 이미지를 세밀하게 분석해 제품에 존재하는 결함을 검출해낸다. 머신비전은 이 모든 과정을 자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데 적합하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첨단 산업의 공정이 급격히 고도화되면서, 제품을 더 세밀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머신비전 솔루션과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머신비전 솔루션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297억 달러(한화 약 33조원)에서 오는 2017년 749억 달러(약 84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1.3%에 이른다. 다만 광학식 검사장비 업계는 현재 머신비전 카메라를 제 때 조달받기 힘든 실정이다. 여러 산업군에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반면, 반도체 대란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나지 못한 탓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머신비전의 리드타임(제품 발주에서부터 납품까지에 이르는 시간)이 기존 8주에서 최대 52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비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 그래버나 구동장치 등도 모자라지만 가장 수급이 어려운 제품이 머신비전 카메라"라며 "최근 2차전지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와 2차전지 검사장비 업체 간의 부품 수급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