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2종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ADAS는 자율주행 중 발생 가능한 상황을 차량이 인지·판단해 기계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차선이탈방지(LKAS)와 서라운드뷰모니터(SVM),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장치 등이 ADAS에 해당한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한다.

삼성전기는 이번에 0603 크기(가로 0.6mm, 세로 0.3mm)에 100나노패럿(nF) 전기용량의 소형 MLCC와, 3216 크기(가로 3.2mm, 세로 1.6mm)에 47마이크로패럿(uF) 초고용량 MLCC 2종을 개발했다. 1uF은 1000nF이다.

0603 MLCC는 기존 1005 크기(가로 1.0mm, 세로 0.5mm) 제품과 같은 100nF 용량을 유지하면서 면적을 64% 줄였다. 제품은 자동차 전자제어창치(ECU) 내 신호단에 탑재한다. 주변 신호잡음을 제거해 정확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또 MLCC가 충격·진동으로 파손되지 않도록 휨 강도를 규격보다 2배 이상 강화했다.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규격인 AEC-Q200을 만족해 ADAS 외에 자동차 바디, 섀시, 인포테인먼트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3216 MLCC는 전기용량을 기존 22uF의 2배 이상인 47uF로 늘렸다. 제품은 차량 반도체에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47uF 용량을 유지하며 정격전압(전압에 의해 손상되지 않고 견디는 최고 전압)도 기존 제품의 1.5배(4V→6.3V)로 올려 내구성을 높였다. 삼성전기는 "MLCC 핵심재료인 유전체 세라믹 파우더를 나노 수준으로 미세화하고 초정밀 적층 공법을 적용해 동일 크기 제품 가운데 업계 최고 용량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차량 반도체는 ADAS 기능 고도화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화하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는 더 높은 소비전력이 필요해, 많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공급하는 고용량 MLCC가 필수다. 자율주행차는 여러 반도체가 빠르게 신호를 전달받으려면 안정적 에너지(전원) 공급, 신호잡음(노이즈) 제거가 요구된다. 부품 증가에 따른 내부 공간 부족으로 소형이면서도 고용량인 MLCC가 적합하다. 김두영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장 부사장은 "자동차 전장화로 소형·고성능·고신뢰성 MLC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MLCC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설비 내재화와 생산능력 강화로 전장용 MLCC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