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패널업체, 보수적 투자기조 지속
올해 OLED 신규 라인 발주 전년비 감소
"장비업계, 2023년에나 실적개선 기대"
디스플레이 장비업계가 내년에도 '보릿고개'를 겪을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외 패널 업체가 보수적 투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2023년은 돼야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내년에도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12월 한 달이 남았지만 올해 국내외 패널 업체의 신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발주 규모는 지난해에 못 미친다.
신규 6세대(1500x1850mm) OLED 라인만 놓고 보면 지난해엔 중국 BOE가 충칭 B12 공장의 1~2단계 생산라인(월 32K), CSOT가 후베이성 우한 T4의 2~3단계 라인(월 30K), 티엔마가 푸젠성 샤먼 TM18 1단계 라인(월 16K) 등에 투자했다. 세 곳의 투자 규모 합계는 월 78K다.
반면 올해 중국 패널 업체의 신규 OLED 라인 투자는 BOE B12의 3단계 라인(월 16K), 에버디스플레이 상하이팹2의 3-1단계 라인(월 7.5K) 등에 그친다. 여기에 최근 투자를 재개·개시한 LG디스플레이의 경기 파주 E6-3 라인(월 15K)와 E6-4 라인(월 15K), 삼성디스플레이의 충남 아산 A4E 라인(옛 L7-2, 월 15K) 등을 더하면 월 68.5K다. 다음달 발주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에버디스플레이 상하이팹2의 3-2단계 라인(월 7.5K)까지 추가하면 전체 월 76K다.
전체 규모는 비슷하지만 올해 실제 신규 투자는 지난해보다 작다. LG디스플레이의 E6-3 라인에는 투자 재개에 앞서 이미 증착장비와 봉지장비 등이 입고된 상태였고, 삼성디스플레이 A4E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 위주 투자여서 온전한 6세대 OLED 라인 신규 투자가 아니다. A4E는 기존 A3·A4 라인의 신기술 공정 적용에 따른 생산효율 저하를 만회하려는 보완투자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실적 개선을 바라긴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에 BOE와 CSOT 등이 신규 투자에 나설 수도 있지만 상반기에 투자를 집행하지 않으면 장비업체 실적에는 2023년에나 반영된다. 패널 업체의 장비 발주 이후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지나야 장비업체 실적에 집계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삼성디스플레이의 A5(가칭)나 퀀텀닷(QD)-OLED 추가 투자,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대형 OLED 투자도 내년에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
신규 OLED 라인 투자를 빼면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는 내년에 국내외 패널 업체의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TFT 공정 등 신기술 적용에 따른 보완투자, 또는 후공정 모듈 투자 등을 통해서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실적에서도 드러났듯 같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여도 반도체나 배터리 장비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업체가 패널 고객사 신규 투자 부진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내년 전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가 저점을 기록하고 내후년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를 모두 집계한 수치로, 여기서 OLED 장비 비중은 6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