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SID 리뷰'서 발표
"마이크로 LED, 대형·투명·초소형에서 강점"
홍 교수 "핵심 칩 기술, 중화권 업체가 주도"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 진화를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이크로 LED의 핵심인 칩 기술 개발을 중화권 업체가 주도하는 등 이 분야에선 대만과 미국, 유럽 업체의 연구가 활발하다. 마이크로 LED는 대형과 투명, 그리고 초소형 디스플레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홍문표 고려대 교수는 31일 서울 역삼에서 열린 'SID 2022 리뷰 워크숍'에서 "올해 SID 행사에서 한국 업체·기관의 마이크로 LED 연구발표는 한 건도 없었지만 미국과 유럽, 대만 업체 발표는 활발했다"며 "마이크로 LED (기술 진화)는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를) 확실히 죽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패널 업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기술력이 앞서 있다.
마이크로 LED는 가로세로 100마이크로미터(um) 미만 크기 LED 칩을 사용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와 TV 등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마이크로 LED 칩과 박막트랜지스터(TFT) 등을 적용한다. 하지만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구현의 핵심인 칩 기술은 대만 플레이나이트라이드 등 중화권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홍 교수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나 OLED와 비교한 마이크로 LED 경쟁력은 대형과 투명, 초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LCD나 OLED로 100인치 내외 대형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면 대형 유리원판을 사용해야 하지만, 마이크로 LED는 타일을 이어붙이는 형태로 디스플레이를 완성하면 된다. 또 초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마이크로 LED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용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동일한 마이크로 LED여도 응용처에 따라 필요한 기술은 다르다. 100인치 이상의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는 사용자가 먼 거리에서 화면을 보기 때문에 해상도가 100PPI(Pixels Per Inch) 미만이어도 되지만, AR·VR 기기에 사용하는 마이크로 LED는 눈 바로 앞에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때문에 수천 PPI 이상 초고해상도 화면을 구현해야 한다. 초소형 마이크로 LED에선 사용자 눈 옆에서 나오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사용자 눈앞으로 보내주는 '광도파로'(Waveguide) 기술도 필요하다.
마이크로 LED는 밝기 외에도, 구조적으로 LCD나 OLED보다 단순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마이크로 LED는 칩 전사(Transfer) 등 생산수율과 비용이 걸림돌이다. 해상도를 높이려면 더 작은 마이크로 LED 칩을 더욱 촘촘하게 박아야 하는데, 칩이 작아질수록 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는 1억원을 웃돈다.
플레이나이트라이드 등은 마이크로 LED 전사 등 공정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홍 교수는 "마이크로 LED 공정과 관련해 가장 짜임새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는 플레이나이트라이드"라며 "플레이나이트라이드는 마이크로 LED 칩을 캐리어에 전사한 뒤 이를 기판에 옮겨심는 '칩온캐리어'(Chip on Carrier) 기술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CoC는 마이크로 LED 칩을 백플레인에 바로 전사하는 것이 아니라, 캐리어 기판을 만들어서 화소 조합 등을 진행하고 검사까지 마친 뒤에 백플레인 기판에 옮긴다. 캐리어 단계에서 문제를 찾으면 칩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CoC에는 전사와 검사, 테스트, 리페어(수리)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후 모듈 공정을 거치면 완제품을 만들 수 있다.
홍 교수는 "초창기 마이크로 LED는 칩을 옮겨심는 전사 공정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전체 원가에서 마이크로 LED 칩 전사 비중은 10%"라며 "최근에는 마이크로 LED 칩 자체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마이크로 LED는 OLED와 달리 수분·산소에서 소자를 보호하는 봉지 공정이 필요없다. OLED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면 화소 하나당 봉지 공정을 개별 진행해야 하는데, 마이크로 LED는 이 공정을 생략할 수 있다.
31일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가 개최한 2022 SID 리뷰 워크숍에는 김현재 연세대 교수, 석준형 한양대 교수, 박기찬 건국대 교수, 김중철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