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NED 양산일정 변경 불가피...빨라야 2025년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라인업 전략에도 영향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인 QNED 파일럿 라인 설치가 연기됐다. 파일럿 라인 설치가 늦어지면서 QNED 상용화 시기도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LED에 이어 QNED를 프리미엄 TV에 적용할 계획이었던 삼성전자 TV 사업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인 '퀀텀닷 나노로드 발광다이오드'(QNED) 파일럿 라인 설치가 연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QNED는 막대 형태 나노로드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최상위 프리미엄 TV 라인업인 마이크로 LED TV에 사용하는 LED보다 QNED의 나노로드 LED가 더 작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지난해 4분기 또는 올 1분기 충남 아산에 QNED 파일럿 라인을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이 계획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QNED 파일럿 라인을 설치하기 위해 구성됐던 조직은 해체되고, 관련 인력은 기존 사업부 소속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장은 연구소 단위에서 QNED 핵심기술을 다시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일럿 라인 설치 연기로 QNED 양산시기도 1년 이상 뒤로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QNED 양산시기를 이르면 2024~2025년께로 추정해왔다. 하지만 올해 안에 QNED 파일럿 라인 설치가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QNED 양산은 당초 전망보다 1년 이상 늦어진 2025~2026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2024~2025년께 양산을 기대했던 QNED 프로젝트 차질로 프리미엄 TV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퀀텀닷(QD) 필름을 추가한 'QLED' TV로는 중국 업체와 차별화가 어렵고, 미니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CD 제품 '네오 QLED' TV는 침투율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마이크로 LED TV는 연간 출하량이 수백대에 그친다.
삼성전자의 수정된 전략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추가 투자, LG디스플레이와의 화이트(W)-OLED 공급계약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를 채용한 OLED TV를 출시했지만, QD-OLED 추가투자는 하반기에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시작한 W-OLED 공급협상은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OLED TV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투자는 현재 양산 가동 중인 Q1 라인에 그치고, Q2 라인부터 QNED로 직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19년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QD 디스플레이'는 QNED와 QD-OLED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QNED와 QD-OLED의 가장 큰 차이점은 광원이다. QNED는 길다란 막대 형태인 나노로드 LED를 잉크 상태로 패널에 투하고, 이후 전기장 등을 이용해 가지런하게 정렬한다. 하나의 화소 안에는 수십개의 나노로드 LED가 배치된다. 정렬 상태에 따라 생산수율이 결정된다. 이론적으로 QNED는 QD-OLED의 유기물 증착 공정을 무기물 잉크젯 프린팅 공정으로 바꾸면 양산이 가능하다. QNED의 나노로드 LED도 QD-OLED처럼 청색 발광원이어서 적(R)녹(G) QD 색변환층을 통해 색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