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A 공정 적용한 업계 첫 3나노 공정...시생산 시작
첫 고객사는 중국 ASIC 팹리스 업체
미국 퀄컴으로부터도 일부 리저브(reserve) 물량 확보
삼성전자가 빠르면 이번 주부터 3나노(nm) 파운드리 공정 '시생산'을 시작한다. 첫 고객사는 중국의 팹리스로 알려졌다. 미국 퀄컴으로부터도 일부 물량을 위탁생산할 수 있다는 '리저브'(예약)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인 의미의 '양산'은 아니지만, 일단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적용한 세계 첫 3나노 시생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 주중 GAA 공정을 적용한 3nm 제품 시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3면으로 활용하던 기존 핀펫 구조와 달리 4면을 활용하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다. 핀펫 구조에 비해 더 세밀한 전류 조절 능력과 높은 전력효율성을 갖춰, 초미세 반도체 선폭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3나노 GAA 공정의 첫 고객사는 중국 팹리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파운드리의 최대 고객사인 퀄컴과는 3나노 공정을 활용한 칩 생산을 언제든 맡길 수 있다는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3나노 공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여유분을 미리 확보해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퀄컴은 삼성전자의 3nm 공정을 활용해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생산하려고 했으나, 삼성전자가 수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TSMC에 물량을 맡긴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3나노 GAA 공정을 올해 상반기에 세계 최초로 양산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시생산으로 삼성전자의 '3나노 상반기 양산'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생산은 일반적인 의미의 대량 양산이 아닌, 제품을 시험삼아 만드는 시생산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제 GAA 3nm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생산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간 삼성전자는 3nm 공정 관련 IP(지식재산) 부족, 수율 부진 등으로 3nm 공정 개발이 순탄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3nm 공정 양산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 "3나노 양산 일정은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상반기 중 양산을 시작한다"고 정면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생산 단계일지라도 삼성전자가 3nm GAA 공정의 기술력 및 수율을 높여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당장 내년 삼성전자의 차세대 모바일 AP에 3nm가 적용될 지 여부는 아직도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실제 3나노 공정을 활용한 대량 양산 시점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GAA 3nm 양산 시점은 이르면 올해 연말, 늦으면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한편 TSMC는 핀플렉스(FinFlex) 기반의 3nm 공정(N3) 양산을 준비 중이다. 핀플렉스는 기존 핀펫 구조를 칩 설계자가 원하는 다양한 옵션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3N 공정을 기반으로 주파수가 가장 높은 3-2 FIN, 성능과 효율간 균형이 잡힌 2-2 FIN, 전력효율을 중시한 1-2 FIN를 동일한 다이에서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 기본 N3 공정은 올해 하반기부터, 개량 공정은 그 이후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TSMC 역시 올해 초 3nm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낮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계획에 차질이 없음을 강조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이달 6일 열린 주주 설명회에서 "올해 하반기 3N 공정 양산을 시작하고 개량 공정은 그로부터 1년 뒤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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