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코미코 더불어 원익큐엔씨 신규 벤더로 진입 예정
삼성전자가 미국 내 반도체 정밀세정 및 특수코팅 사업 공급처를 다변화한다. 올해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팹에 기존 코미코와 더불어 원익큐엔씨를 신규 세정·코팅 벤더로 병용할 계획이다. 원익큐엔씨도 이에 맞춰 현지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신규 반도체 공장 내 세정·코팅 사업에 원익큐엔씨를 신규 벤더로 채택할 예정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제조공정에서는 가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장비 및 부품에 미세오염이 발생하게 된다. 이 미세오염은 장비 및 부품의 사용 수명을 감소시키고 수율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세정이 필요하다. 또한 반도체 제조공정은 각종 화학물질과 플라즈마, 고전압 등 극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내구성을 높이는 코팅 처리를 거친다. 이들 사업이 정밀세정·특수코팅 사업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주요 협력사에 정밀세정·특수코팅을 맡기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제조공장인 오스틴 팹(SAS)은 코미코가 사실상 대부분의 수주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코미코는 국내 최초의 반도체 세정·코팅 전문업체로, 오스틴 팹에 주로 에칭(Etching)과 PVD·CVD 분야의 세정·코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시에 20조원을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팹을 건설하기로 하면서, 코미코의 솔 벤더(sole vendor) 체제도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불안한 대내외적 이슈로 단일 공급처의 위험성을 느낀 삼성전자가 세정·코팅 분야의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공급처로 물망에 오른 업체는 원익큐엔씨와 싸이노스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코미코에 이어 원익큐엔씨, 싸이노스가 삼성전자 테일러 팹향 세정·코팅 사업에 진출 의향을 밝혔다"며 "삼성전자가 모든 사업 분야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인 만큼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원익큐엔씨는 삼성전자의 테일러 팹 착공 일정에 맞춰 현지에 사업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원익큐엔씨는 국내와 중국에서만 세정·코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는 관련 사업을 진행할 별도 법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삼성전자향 대응력을 강화하고자 신규 법인을 설립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테일러 팹의 신규 벤더로 진입하는 경우 원익큐엔씨의 세정·코팅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동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원익큐엔씨의 전체 매출에서 세정·코팅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12.1%에 불과하다. 이 중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어, 원익큐엔씨 입장에서는 시장 영역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원익큐엔씨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