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기업 조력자 vs. 경쟁자 양성' 논란도
10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탑머티리얼이 내년말 배터리 양극재 생산에 들어간다.
27일 노환진 탑머티리얼 대표는 IPO 기업설명회에서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양극재 신설 공장에 43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자동화 장비기업 코윈테크의 자회사인 탑머티리얼은 배터리 엔지니어링 서비스가 주력이다. 초기 배터리 설계부터 공장 설계, 장비 공급과 시운전까지 담당하는 일종의 배터리 토탈 컨설팅이다.
양극재 사업 진출은 엔지니어링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탑머티리얼은 배터리 생산 경험이 거의 없는 신생 기업에게 기술은 물론 장비 설정과 안정적 수율 달성에 필요한 내용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핵심인 양‧음극 전극도 판매한다. 자체 파일럿 생산 라인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가격의 양극재를 더하면 '소재+전극'에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
양극재는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대신 하이망간을 선택했다. 망간은 니켈보다 가격이 싸다. 70% 가량 저렴하고 매장량도 풍부하다. 안정성도 높다.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것.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에 한계가 있다. 다만 배터리 화재를 줄일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 전기차 대중화에 유리하다.
노 대표는 "중국산 프리커서(전구체)에 의존하는 삼원계 하이니켈 양극재가 아니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전극에 하이망간 양극재를 적용해 위탁생산(파운드리) 생산도 가능하다"고 말헀다. 배터리 파운드리 생산은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다만 일각에선 배터리 핵심인 전극을 비롯해 기초 설계와 양산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만큼 잠재적 해외 경쟁사들을 양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정 수준까지 배터리 생산 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탑머티리얼 매출의 95%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3사도 해외 공장에 끝까지 전극 생산 라인을 내보내지 않으려고 했을 정도"라며 "탑머티리얼이 활용하는 장비사가 대부분 국내 업체여서 해외 판로를 열어주는 긍정적 역할도 있다"고 전했다.
탑머티리얼의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서비스 사례는 베트남 빈패스트, 프랑스 베르코어 등이 있다. 스웨덴 노스볼트에는 배터리 셀 테스트를 위한 전극을 판매한 바 있다. 올해 전극 매출은 약 20억원, 내년 가동률은 20%다. 매출로는 100억원 정도다.
한편, 탑머티리얼은 올해 상반기 3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3억원이었다. 지난해 실적을 반기 만에 넘어섰다. 공모 주식은 200만주,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7000~3만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540억∼600억원이다. 오는 28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내달 4∼5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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